내 사전엔 약이란 없다!

교감의 건강

by 이창수

40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건강 보조제를 섭취해야 한다는 조언에 시큰둥했다. 속으로 이렇게 외치곤 했다.



'내 사전엔 약이란 없다!'



그만큼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비록 보기에는 피 죽이도 못 먹은 것처럼 빼짝 마른 몸이지만. (20대 때 몸무게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얼굴에 있는 볼 살도 손가락으로 잡아 늘릴 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정말 몰골이 없이 보인다. 남들이야 어떻게 보든 나 자신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고 피곤할 때만 입가에 피곤한 흔적들이 덕지덕지 생기는 것 외에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왠 걸. 40대 중반 이후부터 내게 4월은 잔인한 달이 되고 말았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비염 증상. 비염 증상이라는 게 단순히 코를 훌쩍 거리는 정도가 아니다. 수시로 콧물을 훌쩍거리며 목구멍으로 넘기는 기괴한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감기 몸살처럼 온몸이 아파오는 증상이 나타난다. 근처 이비인후과에 가서 약 처방받아 조제된 약을 꾸준히 복용해 보지만 그때뿐이다. 치료가 아니라 통증을 완화해 주는 정도다.



매번 꽃 피는 봄날, 남들은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도 가고 만개한 꽃 감상에 들떠 있는 시기에 나는 어제도 골골거리면서 비염 증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온 힘을 썼다.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도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유입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막내가 말하길,

"아빠 코로나 걸려 격리된 것 같아"



보기에 안쓰러웠는지 아내는 방에 들어가 누워 보라고 했다. 끝까지 버텨보려고 했는데 그만 이부자리를 펴고 누워 버렸다. 저녁 식사도 잊은 채 꼬박 저녁 9시까지 잠들었다. 건강에 자신 있었던 그 젊은 날이 그립다.



이제는 누가 뭐라고 얘기하지 않더라도 건강 보조제를 끼고 산다. 꾸준히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게으른 탓인지 아직 내 건강은 멀쩡하다는 자만심 때문인지 운동을 시작했다가도 작심삼일 하는 경우가 많다. 비염 때문에 골골하다 보니 가족에게 미안하다. 직장 안에서도 내 건강이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느낀다.



'여러 사람에게 폐 끼치지 말아야 하는데...'



하루 정도 쉬는 것쯤은 용납되지만 교감이라는 사람이 골골거리면서 아픈 기색으로 근무하면 보는 사람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당장 누가 교감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도 아닌지라 아파도 컴퓨터 앞에서 꾸역꾸역 일하게 된다. 퀭한 눈으로 연신 코를 풀며.



그렇기에 건강 챙기는 일은 지금 내 나이에, 내 역할에서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영역인 것 같다. 요즘처럼 비염 증상에 시달릴 때 간절해진다. 젊은 날의 건강함이.



5년 전 <마력 체력>이라는 책을 읽고 참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책의 부제를 바꿔 '마흔 남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외치곤 했다.



"체력을 쌓는 이유는, 언제라도 손짓하며 지나가는 기회란 놈의 앞머리를 확 잡아챌 수 있도록 몸 상태를 준비해 놓기 위함이다" (130쪽)



나이가 들수록 '왕년에 이러지 않았는데'하는 한숨만 늘어난다. 의식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쉬는 시간 없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게 된다. 허리가 아파올 때 그제야 벽시계를 보며 잠깐 교무실 밖을 나오곤 한다.



일하다 보면 방금 생각한 것도 몇 초 지나지 않았는데 잊어먹곤 한다. 누구보다도 머리 회전이 빠르고 민첩하다고 이야기 듣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아프면 만사가 귀찮다. 젊었을 때 나이 드신 선생님들을 볼 때마다 나는 안 그러겠지라고 생각했었다.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체력은 급격히 감소한다. 피곤한 이유도 결국 체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도 그런 것 같다. 아프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운동해야겠다. 마력체력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학교 안에서 교감(交感) 할 수 있는 교감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으뜸체력>의 저자(심으뜸)는 목숨을 잃을 뻔한 큰 교통사고와 태어날 때부터 병약한 상태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건강한 체력을 위한 운동 코치가 되었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했다고 한다.



'하루 10분 스쿼트로 인생을 바꿨다'는 저자의 고백처럼 나도 다짐해 본다.




'하루 10분 팔 굽혀 펴기로 교감(交感) 할 수 있는 교감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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