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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수 Jan 14. 2024

영원한 선생

초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이 선생을 보기 위해 달려왔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점심 12시에 도착한 제자도 있다. 각자 살아가기에도 바쁠 터인데 서로서로 시간을 맞춰 초등학교 선생님이 있는 이곳 강릉에 한걸음에 달려왔다. 처음으로 졸업시킨 아이들이다. 시골학교 분교. 5명의 아이들. 오늘 다섯 명 중에 세 명이 찾아왔다. 한 명은 새마을 지도자로 농업 경영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한 명은 도시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IT 기업에서 근무하고, 또 한 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국 자동차 기업 파트장으로 근무한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 나이도 37살이다. 





먼 길 달려온 녀석들 따뜻한 점심이라고 먹이고 싶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점심값은 자기네가 낸다고 하길래 무슨 소리 하냐고 점심은 선생님 쏠 테니 너희들은 커피 사라고 했다. 제자들을 위해 거하게 쏘는 일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24년 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이야기하는 내내 우리는 어느새 그 시절로 돌아가 있었고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그 어렸을 때 아이들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양들이 참 대견스럽고 신기하기도 했다. 교사의 삶이란 결국 먼 훗날 시간이 흘러 보상을 받는다는 느낌이다. 제자들이 기억하고 찾아준다는 것 자체가 감격이나 흥분되는 일이다. 



언제 어디에서 제자들을 만날 날을 기대하며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교사하기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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