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아니라 태도

by 이창수

교감 5년을 하면서 많은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을 만났다. 인사 발령 시기가 되면 누가 누가 온다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온다. 물론 떠나는 사람도 있다. 소문이 사람보다 먼저 온다. 누구는 능력자라면서 칭찬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고 누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두루는 경우도 보게 된다. 결국 사람은 직접 대면하고 겪어봐야 안다.


"실력이 아니라 태도다"


학교 중간 관리자로 있으면서 터득한 바로는 소문은 소문일 뿐인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실력이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태도, 학생과 함께 지내는 태도 등을 보며 그 사람의 됨됨이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실력이 뛰어난 것은 뛰어난 것일 뿐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는 실력보다 태도가 좋은 분들이 꼭 필요한 분들임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교직원들이 학교 관리자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실력이 탁월하고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사람보다도 성숙한 성품으로 교직원을 넓은 품으로 아우를 수 있는 태도를 가진 사람을 학교 관리자로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실력은 내 세울 것이 아니다. 교만하게 비치고 올무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소통의 출발점은 관계에 있다"


뛰어난 사람 곁에 잠시 머무를 수 있지만 오랫동안 있으라고 하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 온화하고 인자한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는 겨울날 포근한 햇살처럼 오래 머무르고 싶다.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실력이기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실력은 성취를 만들지만 태도는 관계를 성숙하게 만든다.


학교 공동체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힘은 '비전'과 '철학'에 있다. 어찌 보면 공동체의 비전과 철학도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실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촘촘한 관계가 맺어지고고, 질서가 세워지면 학교는 생동감이 넘쳐나는 공간이 된다. 서로 비난하지 않고 배려하고 이해하기에 학교라는 곳은 즐거운 장소가 된다. 긴장하지 않기에 웃음이 넘쳐나는 곳이 된다.


교실의 벽을 허물고 삶을 깊이 나누는 문화가 교사의 성장을 이끈다. 그 성장은 다시 아이들의 변화로 이어진다. ' 이 일을 왜 하는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깊이 나누며 학교 문화를 함께 세워 가야 한다. 학교 관리자는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박숙영(평화비추는숲) 대표의 '부모가 먼저 듣는 학교폭력 회복 수업'에서도 뿔이 나 있는 학부모를 대하는 선생님의 태도를 통해 갈등이 조정되고 회복되는 경우를 살펴보게 된다.


부모 개별 면담 시에 주로 사용하는 문장을 익혀 두면 좋을 것 같다. _ 82쪽

"소식을 전해 듣고 어떤 점이 가장 걱정되셨나요?"

"00어머니에게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신가요?"

"이번 일로 자녀가 배우고 성장하도록 부모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는 아이의 문제이고,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원합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부탁드려요. 아이가 주도권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세요. 앞으로 자녀가 살아갈 사회는 더 복잡하고 다양한 갈등이 있는 사회입니다. 자녀에게는 갈등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자녀에게 대화로 문제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세요"


양측 학생-부모 간 갈등 조정 대화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의 주도권을 학생에 두는 것이다. 상황에 매몰되면 시야가 좁아지고 여유를 잃는다. 문제를 넘어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한다.


학부모는 단순히 교육 소비자가 아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식 전달만으로 변하지 않는다. 관계 속에서 배우며 성장한다. 단위 학교 안에서도 학부모 교육을 통해 교육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바로 교육의 바탕이 된다.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 마음이 변하고 삶이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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