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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Feb 07. 2024

겁쟁이에서 심리적 어른으로

작년에 지인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어덜트라는 전시회였는데, 심리적 어른에 대한 전시회였다.


“내가 그려낸 ‘어른’이란 우울함과 삶의 고통을 피하지 않고 삶의 디폴트(기본조건)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자화상 시리즈를 만들어갔다. 어른의 삶은 나무의 표면처럼 멀리서 보면 부드러울지 몰라도 나름의 상처가 있으며, 사포처럼 거친 면이 남아있고, 늘 흔들리고 있다. 성인, 어덜트는 상처를 ‘사랑’하고 현실의 지저분함을 받아들이고 어디에서 경계를 명확히 하고 그 경계를 넘어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즉흥적으로’ 실험한다. 그리고 다시 넘어진다.”

- 김호 작가


*전시회 정보

https://www.daljin.com/?WS=21&BC=gdv&GNO=D091462&PHPSESSID=2208b7fc622df12f374444148eba5bc1



  그가 말한 것처럼 심리적 어른이란 삶의 우울함과 고난을 디폴트(기본조건)로 설정하고, 이를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즉, 정서적으로 건강하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안전지대에서만 머무르고 싶다. 왜냐하면 겁이 나니까, 두려우니까. 이 바깥은 위험하다고 생각되니 나가기 어렵다. 그렇기에 시도와 모험은 지연된다. ‘나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라는 생각들로 가득 찬다.  


  그럴 때는 정서적 회복이 먼저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짜인지, 진짜라면 어떻게 이 힘듦을 수용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을지 말이다. 흔들림 없이 평온한 상태를 오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자전거를 타고 나아가는 것처럼, 흔들리더라도 페달을 밟고 나아가다보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것이 시도다. 넘어질 수도 있다. 실수와 실패는 일어날 것이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흔들리고 균형을 잡아나가고, 회복하고 다시 실험하고 시도한다. 그것이 심리적 어른이다.


  겁쟁이에서 어떻게 심리적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보다 깊이 나를 아는 것이다.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떠나고 싶은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자신의 안전지대를 벗어나보는 것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나다움을 찾을 수 있는, 발견할 수 있는 자기모험을 통해서도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모험은 또 다른 모험을 부른다. 그 모험 속에서 뜻이 맞는 동료들을 만나게 된다. 세상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된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시도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 때, 서로의 두려움과 취약성을 나누게 될 때 그들은 더 이상 겁쟁이가 아니게 된다. 각자 그리고 함께 용기 내어 자기모험을 힘껏 떠나게 된다.


  진로고민의 해결을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으로 진로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앉아서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러나 나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타인이 만들어놓은 정답을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내 삶의 해답은 나만이 찾을 수 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그것은 나만이 만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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