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것이 중요하다. 연애든 일이든
연말 회고를 하며 나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면서 동시에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능력은 바로 “듣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의 말 혹은 질문을 듣는다는 것을 쉽게 여기지만, 말을 정말로 알아듣고 그 말 뒤에 숨어있는 진의를 이해하는 일은 깊은 관련 지식들과 사고적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면, 당신의 자식이 당신에게 와서 상속세에 관련된 질문을 해본다고 해보자. 당신은 이 질문이 그래서 어떤 답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까? 당연히 상속세와 관련된 지식과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해당 질문을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적절한 답 또한 줄 수 없다. 그래서 아마도 자신의 무지를 가리기 위해 “나 죽으라고 장사 지내는 거냐? 나 죽고 나서 한번 알아봐라!”라고 차선의 답을 줄 수도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당신의 여자 친구가 저녁으로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없다고,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본다. 그건 그렇고, 자신은 점심으로 매우 달달한 바나나 스무디를 먹고 왔는데 좀 너무 달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녀의 질문은 표면적으로는 당신이 무엇을 저녁으로 먹고 싶은지에 대한 것이지만, 심층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은 “달달함에 입이 물려버렸는데 내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는 모르겠어. 내가 오늘 먹었던 것과 기분을 고려해서 내가 알지 못하지만 먹고 싶은 그 무언가를 추측하여 내가 그것을 먹도록 설득해줘 ”라는 요구사항이다. 즉,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질문이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위의 예시들은 반쯤 농담이지만 현실에서 그리고 현업에서 타인의 질문을 듣는 것이 , 그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타내는 예시 이기도 하다. 더욱이, 나와 같은 데이터 분석가들의 주 업무 중 하나가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질문에 대한 질문을 통해 질문의 근본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듣기 능력이란 그 어떤 능력과도 비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문제는 때때로 내가 나의 생각과 계획에 빠져 타인의 질문을 귓등으로 흘려듣는다는 것이다
내 생각에 빠지다 보니, 주어진 주제에 대해 깊이 들어가다 보면 타인의 의견과 질문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즉, 나는 그 사람이 말한 것을 분명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말을 반영하지 않고 내가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듣기 능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아래와 같은 것들을 습관적으로 해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1. 상대방의 말을 듣고 나서 자신의 말로 요약하여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내가 요약하여 전달한 내용이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동일한지 피드백을 요청한다
2. 질문을 듣고, 그 질문을 실험 및 해결 가능한 가설들로 바꾼다. 만약 바꾸어지지 않는다면 그 질문이 올바른 질문인지 생각해본다
3. 왜 해당 질문(의견, 내용)이 만들어졌는지 질문해본다
위와 같은 것들을 꾸준히 연습한다면 (물론 생각보다 쉬운 듯하며 쉽지 않다) 내년에는 상대방의 말을 좀 더 잘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