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서 찾아본 카보로딩

탄수화물 저장하기?

by 채널김

우연히 카보로딩이라는 말을 알게 됐다.

마라톤 나가기 전에 준비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뭘 로딩한다는 건가 싶다. 나도 이제 곧 하프마라톤을 나갈 거고, 나갔다 와서는 어디 가서 '마라토너'라고 살짝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


마라토너가 되려면 이론도 어느 정도 알고 다른 사람한테 설명도 할 줄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전문지식 좀 습득하고 싶어서 찾아봤다. 카.보.로.딩





탄수화물 저장하기

일단 간략히 말하자면 이렇다.

' 마라톤이나 장거리 육상과 같은 지구력 운동을 앞두고, 근육과 간에 저장되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의 양을 극대화하기 위한 탄수화물 섭취 전략'

한마디로 탄수화물을 저장하는 것이다.

대박! 이렇게 신나는 일이!

그렇지, 암요. 힘 쓸라면 탄수화물이 필요하지. 왜 옛날부터 모든 일은 밥심이라는 하지 않았는가.


나는 딱 저 부분만 보고는 이건 꼭 해야겠다 싶었다. 몸 관리한다고 탄수화물을 조절했었는데 대회 전에는 잘 먹으라고 한다. 삐뚤어진 내 욕망은 지금 당장 고탄수화물을 집어넣으라고 한다.



그렇지만 전문적인 선수들이 내 마음처럼 신나게 먹기만 했다면 그건 카보로딩이 아니고 팻(fat)로딩이 됐을 것이다. 사실 굉장히 체계적이고 생각보다 힘든 게 카보로딩이다.


일단 인간의 글리코겐 저장 용량은 약 2,000칼로리 정도 된다. 자동차로 치자면 연료통인데 이 연료가 다 떨어지는 시점이 마라톤에서 약 30km 정도 달렸을 때라고 한다. 우리 몸의 글리코겐은 풀코스를 한 번에 뛰기에는 부족한 양이다.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듯이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심하면 실신도 한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미리미리 간과 근육에 탄수화물을 저장해 놓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글리코겐이 소진되는 시점은 약 '30km'정도이다. 그러니 21km를 달리는 하프마라톤에서는 굳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하진 않았다. 실제로 하프에 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것은 사실이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입이 즐거운 탄수화물이지만 카보로딩의 탄수화물은 정말 '저장을 위한 탄수화물'이다.




근데 카보로딩 꼭 해야 해?

오래전에 인류가 사바나 초원에서 살았을 당시, 만약 근육 내 글리코겐을 금방 다 써버렸다면 쫓아오는 사자에게 금방 잡아먹혔을 것이다. 우리 몸은 이 글리코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진화했다. 글리코겐이 떨어지면 지방이나 다른 온갖 곳에서 끌어다 쓰면서 에너지를 낸다.


하지만 마라톤 같은 장거리 레이스에서는 '근손실'방지를 위해서라도 먹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최대한 아끼게 되고 차라리 근육 자체를 분해해서 사용한다. 흔히 말하는 근손실이 온다는 순간이다.



마라토너들이 에너지젤을 흔하게 먹는데 순간적으로 혈당 수치가 확 올라가기 때문이다. 근육을 분해하기 전 혈당에서 당을 바로 끌어다 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머니에 에너지젤을 한가득 담아와서 레이스 내내 먹는다. 근육은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카보로딩을 꼭 해야 하나? 한다면 '굳이'라는 게 맞다. 한 달에 '300km'정도로 뛰는 사람이 아니라면 별로 할 필요가 없다. 요즘시대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다 못해 넘쳐난다. 하루 두세 끼를 먹고 간식까지 잘 챙겨 먹는다.



근육이라는 곡간은 이미 글리코겐으로 가득 찼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면 대회 전 빵 한 조각만 더 먹어도 충분하다.


그전에 내 배가 어떤지 한번 보는 것도 중요하다. 딱딱한 부분 없이 말랑거리기만 한다면? 이미 충분한 용량의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카보로딩을 핑계로 더 먹고 싶은 건 아닐지 잘 생각해 보자.




그래도 궁금한 카보로딩 방법

앞서 이야기했듯 그냥 무작정 탄수화물을 먹는 건 아니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잡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대회 7~3일 전

일단은 비우기를 실행한다. 몸에 있는 글리코겐을 최대한 고갈시킨다. 이 시기에는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유지를 하면서 운동도 평소보다 가볍게 한다. 시기에는 탄수화물은 최대한 적게, 단백질 섭취를 평소보다 늘리도록 한다.


대회 3~ 대회 전날

이제 탄수화물을 평소보다 많이 먹어야 한다. 고구마나 감자 같은 순수 탄수화물로만 채우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기름지지 않은 음식선에서 먹는 게 좋다. 우동이나 크래커, 볶음밥도 양껏 먹고 중간에 간식으로 미숫가루를 먹기도 한다.


많이 추천하는 음식으로는 파스타. 혈당도 지키면서 맛도 있고 탄수화물을 잘 챙길 수 있다. 파스타의 소스만 너무 과하지 않다면 평소에도 영양적으로 꽤 괜찮다.


액상으로 된 제품보다는 최대한 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이 많은 음식은 최대한 피하고 물을 꼭 많이 마시도록 해야 한다.


대회 당일

긴장해서 빈속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은데 식빵 한 조각이나 바나나 반 개 정도라도 먹으면 든든하다. 그리고 뛰는 중간중간 물과 에너지젤 섭취를 함으로써 에너지고갈을 막을 수 있다.


하프 이상부터는 중간중간 초코파이나 바나나 같은 음식과 이온음료도 급수된다. 놓치지 말고 조금씩 먹으면서 힘을 더 내볼 수 있겠다.




정리해 보니 너무 힘들어 보인다. 사실 카보로딩은 선수들이나 기록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하는 편이다. 대회에 즐겁게 나갈 생각이라면 굳이 카보로딩을 할 필요도 없고 그냥 평소보다 조금 더 든든히 먹으면 될 것이다.


평소처럼 잘 먹고 잘 자고 대회에 나가서 즐기고 오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한 경험이다. 그래도 많이 먹어두면 플라시보 효과라도 얻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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