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현안 XianAn 스님
Apr 10. 2024
집중 vs 긴장: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능력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생각을 많이 하면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로 뛰어난 사람과 만나는 건 늘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그런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예술가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춤을 출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완전히 몰입해서,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습니다. 긴장을 풀고 음악을 연주하거나 춤추는 데 완전히 빠져버립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보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 이들의 표정을 보면 완전히 무아지경이 돼버리고, 진정으로 즐거워 보입니다. 이 세상엔 그런 특별한 능력을 가진 놀라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하고 있는 일에만 완전히 집중하는 능력, 그게 바로 명상입니다.
이런 뛰어난 자들은 자기 일을 시작하기 전엔 긴장을 완전히 풉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하면 그때서야 살짝 긴장된 집중을 보입니다. 그런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동적 명상입니다. 하지면 평번한 사람들은 보통 너무 바쁘면, ‘이걸 끝내야 해, 이걸 해야 해’ 이렇게 됩니다. 그래서 긴장을 풀 수 없고, 일을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오히려 몸에 힘을 줍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긴장합니다. 그러면 많은 기력을 낭비합니다. 그런 걸 정신적 에너지 낭비라 부릅니다. 우리는 보통 그런 식으로 기운을 낭비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신경을 쓰고, 생각을 많이 하면,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그러면 일을 해내는 데 정신적 기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여러분은 기력을 사용하는 최적화된 방법을 익히는 겁니다. 긴장을 푸는 겁니다. 긴장을 푼다는 것은 휴식을 뜻합니다.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진정하는 겁니다. 긴장을 풀면 물리적, 신체적으로 편한 상태가 됩니다. 팔과 어깨도 떨어뜨리고 긴장을 낮추십시오. 등과 목덜미가 어떤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긴장 상태에 있다면 힘을 빼야 합니다. 릴랙스하지 않으면 긴장하게 됩니다. 눈을 감고 마음을 고요히 해보십시오. 그러면 ‘아니 이럴 수가. 상체가 긴장되어 있네? 목덜이 쪽이 긴장되어 있구나. 내가 충분히 긴장을 풀고 있질 못하는구나.’ 이런 걸 스스로 알게 됩니다. 그걸 알아차리면 자연히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어떤 일을 완료하고 싶을 때, ‘이걸 해야 해. 이걸 하려면 저쪽으로 먼저 가야 해’ 이렇게 일을 완수하는 것, 일을 마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당장 하고 있는 일을 마치려는 욕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긴장합니다. 그러니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냥 마음을 정하고, ‘난 저리로 갈 거다’ 그리고 그 생각을 멈추십시오. 예를 들어 ‘난 화장실에 갈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화장실로 걸어갑니다. 가는 동안 ‘난 화장실 갈 거야, 난 화장실 갈 거야’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을 잘 관찰해보십시오. 우리는 그런 습관이 있습니다. 만일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걸 멈추고 긴장을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이가 부처님께 여쭸습니다. 부처님께서 매일 아침 다른 출가자와 마찬가지로 마을로 걸어갑니다. 음식을 걸식해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곤 했습니다. 그래서 오래 걸어야 합니다. 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루는 부처님께서 팔에 발우를 걸고 음식을 걸식하러 갔습니다. 제자 중 하나가 가는 길에 “세존이시여, 어디로 가는 중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도시로 향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보통 우리는 “도시로 가고 있다”라고 말할 겁니다. 목표는 도시인데, 부처님께서는 도시로 향하고 있는 그 과정입니다. 그래서 우리와 다릅니다. 보통 우리는 어디로 간다고 말할 때 마음은 거기에 집착합니다. ‘오! 난 그곳에 가야 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그 행선지 쪽으로 향하고 있어’라고 하셨습니다. 그걸 마음챙김, ‘Relax(릴랙스)’라고 부릅니다. 목적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당장 가고 있다는 것만 인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선(禪)입니다.
*참고 법문: 영화 스님의 ‘명상으로 문제를 풀다(Solve problems by meditating)’(2013년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