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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안 XianAn 스님 Apr 02. 2024

“스트레스 받을 땐 앉으세요”

스트레스란 무엇일까요? 스트레스가 생기면 여러분의 마음 상태는 어떤가요? 스트레스가 늘어나면 마음에 무슨 일이 생깁니까? 우리는 그럴 때 감정에 대한 통제를 잃습니다. 더는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에 구름이 끼고, 몸과 마음이 경직됩니다. 안 그런가요?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흐려지고, 느려집니다. 그럴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겁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아주 해롭습니다. 사소한 스트레스는 사실 우리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면 건강을 해칩니다. 긴장과 부정적 정신이 오래 지속되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성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영향이 우리를 압도합니다. 일상의 번잡함에 대처할 에너지도 고갈돼버립니다. 이렇게 스트레스는 우리의 기본적인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늘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인지하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사실 아주 진지하게 다뤄봐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보통 스트레스가 생기면 실질적으로 대처할 수단도 없습니다. 안 그런가요? 스트레스가 생기면 맛있는 걸 먹거나, 술을 마시고, 휴가를 갑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은 보통 더 많은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효과가 얼마 가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한번 앉아보십시오.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머리가 맑아질 때까지 풀지 말아 보세요. 물론 여러분이 명상해 본 경험이 없다면, 그 효과를 바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결가부좌로 앉자마자 즉시 머리가 맑아지는 걸 경험합니다. 앉는데 능숙해질수록 여러분의 머리도 더 빨리 맑아집니다. 그러므로 그걸 기술(Skill)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수행에서 낮은 단계라면, 머리가 맑아지는데 좀 더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진전해서 구정에 도달하면 아주 재빨리 머리가 맑아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머리는 매일 흐려집니다. 그건 스트레스의 징후입니다. 머리가 흐려진다는 것은 기 흐름이 막혀 정체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혈액순환도 순활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앉아보십시오. 결가부좌로 앉으면 우선 배꼽 주변에 기가 쌓입니다. 그러면서 척추를 따라 점점 위로 밀어 올립니다. 기 흐름이 강화되면 막힌 부위가 자연스럽게 뚫리게 됩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그때 소화 문제부터 해결될 것입니다. 이건 많은 명상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제가 지도하는 명상반 학생들도 늘 이런 말을 합니다. 예전에는 소화에 문제가 있어서 잘 먹지 못했지만, 가부좌 수련으로 소화 기능이 향상되었다고 말합니다. 소화 기능이 좋아지면 그다음은 폐로 갑니다. 그런 식으로 가슴, 목, 머리까지 차례대로 건강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것입니다. 이건 무슨 기적이나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그냥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기의 흐름이 강해지면서 생기는 자가 치유 현상입니다. 이건 미신이나 무지한 행위가 아니라 아주 과학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풍부한 경험이 있는 명상 전문가라면 많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언급하는 이유는 기 흐름이 강해지면 여러분도 자연스레 건강이 향상될 수 있다는 걸 설명하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마음도 자연스레 더 차분해집니다. 평생 쓸 수 있는 유용한 기술을 습득하는 일입니다.


다시 스트레스로 돌아와서, 여러분도 스트레스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이해한다면, 반드시 명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누구든 스트레스가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롭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거나, 명상을 꼭 해야 한다고 느낄 정도로 자각되지는 않는 걸로 보입니다. 그건 우리가 놀랍게도 늘 스트레스 속에 잠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기로 실질적인 변화를 경험해서, 지금 상태에서 완전히 다른 상태를 경험하게 되면, 여러분도 스스로 명상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오늘 한번 앉아보세요. 그러면 불교에서 늘 말하는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 영화 스님의 법문, ‘스트레스받았을 때 해야 할 일(What to Do when You're Stress)’(2016년 2월 20일)

이전 14화 소지장(所知章): 아는 것의 집착이 앞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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