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나누겠다는 마음 하나가 복을 짓는 씨앗이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처음 '회향공덕'이라는 개념을 들었을 때는 조금 낯설고 의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회향이란, 내가 명상이나 수행을 통해 지은 공덕, 다시 말해 복을 나만을 위해 간직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존재와 함께 나눈다는 뜻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개념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괴롭고 삶이 고단한데, 내 수행조차 겨우 이어가고 있는데, 그 어렵게 쌓은 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면, '나는 언제쯤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럽에 가서 서양인들에게 선 명상을 지도하며, 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양인들도 명상을 통해 집중력이나 평온함은 어느 정도 경험하지만, 수행에서 더 멀리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얼마나 편안해질 수 있을지만을 목표로 삼다 보니, 도리어 더 예민해지고, 주변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더 쉽게 번뇌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복을 횃불에 비유하셨습니다.
"수천 명이 와서 불을 나누어 가도, 처음의 횃불은 그대로 있다. 복도 이와 같다."
복은 나눈다고 줄어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눌수록 더 퍼지고 커집니다. 진심으로 기뻐하며 함께하는 그 마음 자체가 공덕을 짓는 길입니다. 꼭 물질을 나누지 않아도, 선한 일에 동참하고 응원하는 마음만으로도 복은 지어집니다. 그리고 그 복은,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시점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되돌아옵니다.
복을 쌓는 길은 혼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내 안의 평화와 복을 다른 이들과 나누겠다는 마음이 더해질 때, 그때부터 수행은 개인의 안락을 넘어서, 세상과 연결되는 길이 됩니다.
복은 움켜쥔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복 짓는 일을 기꺼이 도울 때, 내 복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커집니다. 직접 선행을 하지 않더라도, 선행이 이루어지도록 옆에서 돕는 것 또한 공덕이 됩니다.
보시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재보시로, 의식주를 비롯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을 나누는 일입니다.
둘째는 법보시로, 바른 가르침과 수행의 길을 전해주는 일입니다.
셋째는 무외시로, 누군가의 두려움과 괴로움을 덜어주는 일입니다.
꼭 돈이나 물건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진심 어린 생각만으로도 보시 즉 나눔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작아 보이는 일일지라도, 마음에서 우러난 행위는 깊은 인과를 남깁니다. 기꺼이 나누겠다는 그 마음 하나가 복을 짓는 씨앗이 됩니다. 보시하는 이를 보고 기뻐하는 마음만으로도 공덕이 됩니다. 마음이 닫혀 있으면 복이 들어설 자리가 없고, 마음이 열리면 복도 함께 넓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