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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형 Oct 27. 2021

산다는건버티는거야


이모는소주잔을들면서말했다

난예전에그걸못했지

라고또말했다

그리고그버팀목으로생떼같은자식을언급했다

그래서일까

하나밖에없는이모아들은여기저기로떠돌았다


배신이라는감정은상반적일수도있다

다른여자와눈이맞은남편은

언제부터인가아내의말투와태도에서

무시당한다는배신감을앓아왔다


모든것은자신에게서시작한다

아버지의일은아버지로부터비롯되고

너의일은너로부터비롯된다

그러니남탓하는것은헛된일이야

이모는또한잔을들이키며말했다


떠오르는얼굴들

그들도나를원망하고있을까,내가한것처럼?


사실준호는자기자신이가장원망스러웠다

그의상상력은빈약했지만

때로는겉잡을수없도록부풀어올랐다

그는매번그속에서사투를벌였다

환영은끝이없었고현실보다가혹했다


이모의현실과준호의환상은

잠시접점을찾았다가각기떨어져갔다


헝클어진머리칼을쓸어올리던

이모의눈동자에서나비한마리가날아갔다


버티는것은알겠어,그러나

언제까지어디까지인가


끝을모르니여유있게그럴수는없어

마냥낮은자세로벽을향해앉을뿐이다

모든것이사라지기전에

작은꽃한송이피어나길바라며


산다는건버티는거야

너무잘하려애쓰지마라

잔속의투명한액체가찰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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