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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with 풍경
범어사 가는 길
산사의 단풍
by
김도형
Dec 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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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가기로 한
아침
전날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아침이 되자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마음속에는
조바심이 일었고
동행인의 얼굴엔 표정이
사라
졌다
한 시간 동안이나 비 오는 밖을 내다보다가
결국은 우산을 펼치고 길을 나섰다
제대로 된 순례길이 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절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강풍에 우산은 뒤집어지고
옷은 비바람에 흠뻑 젖었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어
쏟아져 내리는 비를 뚫고
사천왕문 아래로 간신히 몸을 숨겼다
마주한 앞 산을 바라보니
비의 장막이 겹겹이 날아가고
바람은 수시로 방향을 바꾸며
공중에서 군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난데없이 산 까마귀 한 마리가
일주문 지붕 위로 빗속을 날아가고
담장 옆 샛노란 모과는 종처럼 흔들렸다
대웅전 처마 아래로 몇 바퀴를 돌자
보살들의 발원기도는 무르익고
비바람은 운무로 바뀌며 산 위로 올라갔다
산사에 마음의 추를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
위
엔
형형색색의
조각 별들이
물기를 머금고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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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단풍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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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길에서 일어나 길을 걷다가 길 위에 눕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길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또한 구독 행위에 매이지 않고 순간의 기분에 따라 이곳저곳의 글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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