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몸무게가 많이 늘었다. 운동하던 곳이 문을 닫아 매일 루틴처럼 하던 운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볼살이 부풀어 오르는 것도 몰랐고 두터운 옷을 입어서 뱃살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무릎이 아프기 시작했고 허리 통증도 심해졌다. 안 그래도 비만인데 운동도 하지 않고 많이 먹고 운동하지 않으니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어났고 살 뺄 필요성을 실감했다. 그런데 내가 제일 자신 없는 일이 살 빼는 일이다. 단시간에 몸무게를 감량하는 것은 자신 있지만 그걸 유지할 자신이 없다. 급격한 다이어트는 요요를 동반했고 다이어트 전보다 5~10킬로 이상 몸무게가 불었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이유를 다이어트하지 않는 변명으로 삼았다.
생활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식탐이 많아 먹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한다. 빵과 떡, 설탕 가득한 커피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살찌기 좋은 것들이라 다이어트를 할 때만 살이 빠지고 다이어트를 멈추면 다시 원래 몸무게로 돌아왔다.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던 중 지인의 도움으로 생활습관 바꾸기를 시작했고 그것들을 하루의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 체크하고 있다.
1. 하루 물 2리터 마시기
2. 비타민 챙겨 먹기
3. 아침, 저녁 샐러드 먹기
4. 일어나 스트레칭
5. 퇴근 후 계단 10층 오르기
제대로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몸도 가벼워지고 속도 편해졌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어 항상 가슴이 답답했는데 새로운 루틴을 시작한 후 나를 괴롭히던 가슴 통증이 사라졌다. 그런데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하루에 물을 2리터 이상 의식적으로 마시려고 하다 보니 화장실을 자주 간다. 평소에 화장실 가는 것은 별 일 아니지만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나는 차 안에서 화장실이 급할 때 당황스럽다.
며칠 전 퇴근길에 차가 가득했고 도무지 나아가지를 않았다. 평소 같으면 벌써 집에 도착할 시간인데 아직 반도 못 왔다. 그날따라 퇴근 전에 500ml 생수 한통을 다 마신 터라 도저히 화장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갈 곳도 없고, 차는 움직이지 않고 진퇴양난이었다. 어쩔 수 없이 제일 가까운 주유소를 검색 후 거북이 같은 행렬을 지나 주유소에 겨우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바로 화장실로 뛰어갔고,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목표를 이루자 현실을 깨달았다. 그날 출근길에 주유를 했기 때문에 아직 주유할 필요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만원 주유 후 집으로 돌아왔다.
생활 습관 바꾸기를 시작한 지 아직 며칠 되지 않아 몸무게가 줄지는 않았다. 그래도 며칠 만에 만성적인 식도염의 고통이 사라졌고 약간이나마 몸이 가벼워졌다. 예전에 시도했던 다이어트처럼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을 정착할 것이다. 이런 습관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루틴으로 만들어 삶의 질을 높이겠다.
내가 이제껏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은 목표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결국 목표에 도달했지만 생활습관이 변하지 않아 다시 몸무게가 늘어났다. 이제 과정에 집중해서 매일 물 마실 때, 샐러드를 먹을 때를 즐기려고 한다. 그런 과정의 즐거움이 계속되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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