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이 똑 닮은 아기

만화방 집 아들 이야기

by 보통직장인

아기가 잠을 잔다. 세상모르게 잠도 잘잔다. 볼이 발그레하고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잠투정인지 아빠를 보며 웃어도 준다. 손을 오므리고 자는 아기의 손바닥을 펴서 손금을 본다. 내 손금을 똑 닮은 이 아기는 누가 봐도 내 아이다.

손금이 같으면 같은 삶을 산다는 말을 들었다. 사랑스러운 이 아이에게 나의 어릴 적 삶을 물려주기 싫다. 어릴 적 내가 겪은 심리적 불안감을 되풀이하는 것은 이 아이에게 몹쓸 짓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라는 든든한 존재가 옆에 있는 것이다. 곁에서 따뜻한 말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

어릴 적 나는 항상 주눅 들어있었다. 육체적 폭행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 시작될지 모를 감정적 폭력이 두려웠다. 부모님의 기분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가 시시각각 달라졌다. 부모님이 힘든신게 다 나 때문인 것 같았고,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셨다.

지금은 어릴 적 부모님의 행동을 이해한다. 고단한 삶에 답답한 마음을 풀 곳이 없어 자연스레 어린 우리에게 하소연하신 것을... 지금 나보다 어린 나이의 부모님은 사는 게 얼마나 팍팍하셨을지... 지금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막 어린아이였던 나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아기가 이제 기어 다닌다. 나에게 '아빠'라고 한다. 나는 이 아기에게 따뜻하고 착한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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