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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Jul 13. 2018

1:1 재건축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서울시 대치동에 위치한 은마아파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역사에 상징적인 아파트 단지다. 1979년에 입주를 시작해 어느덧 올해 40번째 생일을 맞는 단지이기도. 재건축의 상징이던 은마아파트는 다른 지역의 신규 단지가 들어설 때도 여전히 구축으로 남아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랬던 은마아파트가, 1:1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나섰다. 재건축이 어려워진 지금, 이 이야기의 히스토리와 원인은 무엇일까.


오세훈 시장이 선물한 꿈, 박원순 시장이 거두다
초기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조감도 (출처: 동아일보)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이슈가 가장 뜨거웠던 시절은 오세훈 서울 시장 재임 기간이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은마아파트가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승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으로 교체된 후 상업구역이 아닌 주거구역은 모두 최고 35층으로 층수를 제한했다. 오세훈 시장이 내세웠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박원순 시장에 와서는 대부분 하향 조정됐으며, 남은 지역은 성수동 정도. 최근 박원순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며, 35층재건축은 기정 사실화. 그런데, 이를 1:1 재건축으로 선회한 것.


일반 재건축 대신 1:1 재건축을 선택한 이유
압구정역 주변 개발의 핵심이었던 3구역의 1:1 재건축 선언 (출처: 중앙일보)

2018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며, 일반 재건축은 조합원 입장에서 다소 부담스러워졌다. 재건축으로 상승하는 시세와 함께, 일반 분양이 다수 나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초과이익 환수금이 더욱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 그렇지 않아도 은마아파트라면 새로 단지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초과이익분으로 산정되는 금액이 상당했을 것이다. 1:1 재건축은 보통 재건축 사업을 통해 생기는 추가 세대수(일반 분양) 없이, 기존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초과이익환수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로 강남의 또 다른 랜드마크 단지인 압구정 현대아파트 3구역 또한, 1:1 재건축을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대표 단지였는데, 이미 압구정동 재건축은 압구정 한양아파트, 현대아파트, 미성아파트까지 포함한 지구 단위 개발 벨트가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입지로 거듭날 수 있었으나, 1:1 재건축을 논의했다는 사실은 아마도 위에 언급한 초과이익환수제와 더불어 고층 재건축이 어렵다는 판단에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려고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주민 동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는데!


은마아파트가 1:1 재건축을 정말 진행한다면
서울시와 하나 주고, 하나 받은 잠실 주공 5단지 (출처: 시사저널e)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일단 1:1 재건축을 진행하면 기존 일반 재건축과 다른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잠실 주공 5단지가 몇몇 동에 있어 50층 건축을 허가받은 이유는 새로 짓는 단지 내 임대물량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1:1 재건축은 임대물량을 약속하지 않아도 된다. 일부 신규 단지 내 임대물량이 있을 시 시세가 오르는 데 악영향을 준다고 해 반대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시세에 영향을 주는지 봐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1:1 재건축은 일반 재건축 대비 일부 사업성이나 시세차익을 양보하고 임대물량을 의무적으로 확보할 이유는 없으므로 괜한 조합원들의 동의가 가장 중요하다.


84제곱미터 이하 국민주택규모 중소형 평형대를 의무적으로 할당할 의무도 사라진다. 바꿔 말하면, 조합원들이 꾸미고 싶은 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최근에는 평당 가격이 중소형이 높아, 굳이 대형 평수로만 설계할 것 같지는 않지만, 설계의 자유도가 주어진다.


기존 재건축 사업 진행은 향후 몇 년간은 어려울 것이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지난 3년 간 부동산 시세가 많이 올라 많은 기관에서는 2018년 하반기부터 대부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1:1 재건축만이 대안이라면, 이같은 사업이 진행된 단지 중 상징성이 있는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의 뒤를 어떤 단지가 이을지두고 볼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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