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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오빠 Dec 22. 2018

꼼꼼히 뜯어본 3기 신도시의 성공 가능성

평범한 마케터의 꿈꾸는 부동산

정부의 3기 신도시 부지 발표가 있었습니다. 추가 후속책이 나오겠지만, 이번 대책은 광역 교통망 확충과 신도시 자족 기능 강화 방안이 함께 담겼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들 지역이 실제 신도시로서 기능할 수 있을지를 놓고 평가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3기 신도시 입지가 '서울 세력권'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를 두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서울 세력권이라는 단어는 최근 하나투자증권 채상욱 애널리스트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그의 저서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 전략'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서울 세력권은 단순히 '행정구역으로서의 서울'이 아닙니다. 그가 말하는 서울 세력권은 '사람들이 모여서 도시 생활을 하는 도시로서의 서울'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오를 부동산'은 이 세력권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3기 신도시는 서울 세력권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는 지역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대체로 Yes입니다. 하지만 대표 2기 신도시인 판교 신도시를 뛰어넘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No입니다.


넓어지고 있는 서울 세력권,
그 안에 포함된 3기 신도시

위 저자가 서울 세력권을 논할 때 사용하는 지표가 '통근과 통학 통계'입니다. 12세 이상의 학생이나 직장인들의 통근과 통학 인구를 지역별로 산정해 30%가 넘으면 준서울급 도시, 20%가 넘으면 서울 세력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주요 도시를 이 비율로 산정하면 어떻게 나뉠까요?

계양 테크노밸리를 제외하면 선정된 도시는 이미 서울 세력권이다 (출처: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 전략, 채상욱 저)


이번에 선정된 지역 중 과천시와 남양주시, 하남시는 이미 통근과 통학 비율이 30%를 넘어선 준서울급 도시이며, 인천 계양은 수치적으로는 준서울 세력권 도시이지만, 테크노밸리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족 기능이 고려된 지역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미 서울 세력권 이상이거나 세력권이 될 잠재력이 있는 지역들이 선정된 것은 분명합니다. 첨언이지만, 3기 신도시로 유력하게 점쳐졌던 광명시와 고양시도 준서울급 도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궁금했던 수도권 광역 교통망 개선 방안,
GTX 조기 착공과 서울 지하철 연장은 호재

이미 대부분의 3기 신도시 지역이 서울 세력권이라는 점과 함께 GTX-AㆍC 노선 조기 착공 및 교통 인프라 취약 지역을 위한 서울 지하철 연장 방안이 함께 다뤄진 점은 주목할만합니다. 실제로 2기 신도시가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이유는 교통 인프라 구축이 미비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직주근접이 중요한 신혼부부나 30~40대 직장인에게는 교통 인프라 지원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광역 철도망과 서울 지하철 연장 대책이 함께 나온 것은 정말 다행이다 (출처: 동아일보)


이번 방안을 통해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GTX-A 노선은 한두 달 내로 착공 예정이며, C 노선은 2019년 초 기본 계획에 착수합니다. 사업성이 가장 나오지 않았던 B 노선은 2019년까지 반드시 예비타당서 조사를 통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계양 테크노밸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3기 신도시 지역에 교통망 문제도 해결할 뜻을 내비친 것은 매우 다행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기 신도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 줄 수 있는 서울 지하철 연장안도 발표했습니다. 지하철 3호선과 5호선, 7호선, 8호선이 언급됐으며, 신분당선 연장과 경전철 개통까지 고려한다면 정부가 상당히 적극적인 개선안을 내놨습니다. 교통망 확충은 궁극적으로 서울 세력권 범위를 넓히는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한 것처럼 상업 및 공공시설 등이 더 많아질 서울의 주거난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입니다.   


자족 기능 활성화는 글쎄,
주택 공급 과잉 가능성도 확인 필요

이번 대책에는 3기 신도시의 자족 기능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포함됐는데요,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가 대표적입니다. 정부는 계양 테크노밸리를 서울 상암부터 마곡을 거쳐 계양과 부평, 궁극적으로는 송도까지 이어지는 지식산업센터의 한 축으로 지정한 셈입니다. 남양주 또한, 판교 제1 테크노벨리의 2배에 달하는 허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도시에서 자족 기능 활성화에 성공한 사례는 판교 신도시 정도인데요, 이미 성공 경험을 했다고는 하지만 입지적 특장점이 판교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판단돼 성공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주거민과 기업의 입주, 교통망 확충 시점이 절묘하게 떨어져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가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다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남양주는 주택 공급 과잉 시그널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다산신도시와 별내신도시를 통해 남양주에 신규 단지 공급이 이어졌는데요, 이번 남양주 왕숙지구까지 포함하면 2018년부터 향후 10년간 입주 세대가 10만 가구 수준입니다. 과연 입주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 투자용 매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택 공급 이슈는 반드시 점검이 필요합니다 (출처: 집코노미 포스트)



택지개발촉진법으로 야기된 분당, 일산 등 5개의 1기 신도시는 베드타운을 벗어나지 못했고, 2기 신도시는 판교를 제외하면 쉽게 자족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심각한 출퇴근길 교통난을 경험하고 있는데요, 3기 신도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부분들을 많이 수렴한 모습이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지켜볼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그간 정부의 주택 공급 방향점의 시작은 북위례 분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입지가 우수한 서울 주택들 시세 하락에 목매기보다는 많은 분들이 서울 주거난을 해소하며 최근 부동산 정책만큼은 대의를 위해 잘 기획됐고 집행된 사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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