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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민재 Feb 08. 2022

회사 일을 내 일로 만들기

일 잘하는 직장인 되기

오늘도 어김없이 알람 소리가 아침을 반긴다. 출근하는 매일 아침이 이 알람 소리와 함께 반복된다.

우리는 토요일, 일요일 2일을 위해 월,화,수,목,금요일을 일하며 살고 있다. 회사일이 즐거운 사람은 많지 않다. 직장생활을 오래 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나중에 돈 벌면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회사일은 왜 재미가 없을까? 의문을 가져본다. 시켜서 하는 일이라서? 아니면 나의 일(Own Business)이 아니라서? 여러 가지가 의심되지만 그냥 회사 일은 애초에 재미가 없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일이 만들어질 때부터 '나'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몇몇 상급자에 의해 일이 만들어지고 그 일이 수직적으로 일이 분배된다. 일이 만들어질 때부터 '나'는 없다.


어느 순간 이 일을 왜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상사에게 "제가 왜 이 일을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보면 제대로 알려주는 상사가 없다. 왜냐하면 그 상사 또한 다른 상사에게 일을 지시받기 때문이다. 큰 조직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더군다나 그 일의 목적을 상사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있다. 일의 목적을 오해하고 전달하는 경우이다. 일에 동기부여를 하려면 우선 그 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회사 일을 내 일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소명(Calling) 의식 갖기

소명이란 본래 종교적인 언어로 사용되어 왔다. 신으로부터 도덕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라고 부름(called)을 받았다는 의미이다. 소명의식을 갖는 것은 신의 부름을 받은 것처럼 강한 믿음으로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나의 첫 직장 생활은 SI(System Integration) 개발자였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요구에 따라 S/W를 스마트폰에 미리 탑재해서 만드는 일이었다. 이 일은 우리 회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제품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는 그전까지 개발자는 창조적인 우리 회사의 제품을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이 잘못됨을 느끼는데 1개월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객은 나의 상사에게 일을 시키고 상사는 에게 일을 분배해 주었다. 나는 그 속에서 정해진 제품을 규격에 맞게 만드는 일을 했다. 아무리 S/W 개발이 창조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주어진 것을 만드는 것에 창의력은 필요하지 않았다.


몇 달간 나는 이러려고 개발자가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지우지 못했다. 제품에 내 이름 아니 우리 회사 이름도 걸지 못한다면 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한숨에 바꿔준 동료, 상사가 있었다. 우리 프로젝트의 관리자였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멋지게 만들어주고 그 제품이 시장에 나가면 그 제품에 우리의 회사 이름을 적지 못해도 그것은 우리 그리고 너의 제품이다.'

나는 이로 인해 생각을 바꾸면서 나는 완전히 다른 회사의 제품을 만드는 일을 완전히 나의 일로 바꿀 수 있었다. '내가 만든 제품을 이 스마트폰이 판매되는 만큼 사용자들이 사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어쩌면 수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내가 만든 S/W를 사용하게 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로 생각한 것이다.


원래 SI 개발자는 제조사가 제공한 UI 가이드대로 오류 없이 충실히 만들면 그만이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다 보니 제조사에서 제공한 제품 규격서(UI Guide)가 마음에 들지 않은 적이 있었다. 나는 이 제품 규격서를 만든 기획자를 찾아갔다.

고객사의 기획자는 하청업체 개발자가 하는 에 처음에 수긍하지 않았지만 다음번 제품 규격서가 업데이트되었을 때 내가 말한 내용은 수정되어 있었다. 일을 내 것으로 생각하니 내가 할 일의 영역 밖에서 생각하게 되고 기획자와 직접 논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일을 지시하는 건 내가 아니지만 일에 가치를 부여하는 건 내가 해야 한다. 가치가 없는 일을 가치가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런 마음가짐은 일의 결과도 다르게 한다. 내 일로 생각하고 접근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의 성과는 분명하게 차이 난다. '나는 개발자도 아니고 매일 같은 일만 반복하는데요?' 이런 일을 한다면 아래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일에 관련된 자기 개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처음 방문했을 때였다. 로비를 지나다 우연히 바닥을 열심히 닦고 있는 청소부를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을 하듯,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신나게 청소를 하고 있었다. 대통령은 그에게 다가가 무엇이 그렇게 흥이 나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 청소부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저는 일개 청소부가 아닙니다. 저는 인간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는 중입니다."


이 청소부는 청소하는 일에 큰 가치를 부여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 일을 소명의식을 갖고 임하였고 큰 가치를 부여해서 일을 했다. 이런 소명의식은 결국 나아가 진정한 '나'를 찾는데 도움을 준다.


2. 일의 뿌리 찾기

회사의 조직이 클수록 업무는 세분화되어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달성하는 일이지만 미시적인 관점에서 나는 이 일이 무엇을 위해서 필요한지 전혀 모를 수 있다. 이런 업무들에 대해 가장 좋은 것은 상사에게 "왜 이 일을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큰 조직이라면 바로 위의 상사가 이 일의 목적을 모를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팀장님이 시켜서라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말이 일하는 사람으로서는 큰 실망감을 받게 된다. 아마 이런 중간관리자는 팀장의 의도를 모를 수 있고 조직이 클수록 일의 뿌리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일의 뿌리를 찾으려면 우선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살펴봐야 한다. 기업의 미션은 그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고 비전기업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고 보면 된다. 미션과 비전을 확인했다면 나의 일에 아래와 같은 5 Why 기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사실 이 방법은 기업 측면에서 생산성, 원가절감, 판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점에서  문제 해결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쓰인다. 나는 종종 일의 뿌리를 찾기 위해 이 방법을 적용해 본다.


(업무)

고객 만족도 조사를 진행할 것.


(1 Why) 왜 고객만족도를 진행하지?

고객 만족도를 조사하면 고객이 우리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알 수 있다.


(2 Why) 왜 제품 만족도를 알아야 하지?

만족도를 안다면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데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다.


(3 Why) 왜 고객이 원하는 것과 문제를 알아야 하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안다면 제품 로드맵에 우선순위를 변경할 수 있다.


(4 Why) 왜 제품 로드맵의 우선순위를 변경해야 하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만들면 제품 판매는 더욱 촉진될 것이다.


(5 Why) 왜 제품 판매가 촉진되어야 하지?

제품 판매가 촉진되면 우리가 목표로 한 ㅇㅇ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객 만족도는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한 비전의 ㅇㅇ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 처음에 고객만족도 조사와 비전을 바로 연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결국 내가 하는 일을 회사의 비전에 연결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내 일의 뿌리를 찾을 수 있고  일이 비전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한다면 더욱 그 일에 매진할 수 있다. 물론 좋은 상사를 만나서 일의 목적을 일목 요연하게 설명해 준다면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그렇게 친절한 상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단순한 업무 지시를 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일의 뿌리를 찾는 연습을 한다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3. 삶의 목표에 일을 정렬하기

위 두 가지가 이론적인 부분이었다면 삶의 목표에 일을 정렬하는 것은 실전에서 꼭 필요한 방법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과 내 삶의 목표에 일을 정렬하는 것은 쉽게 아래 그림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생에서 삶의 목표의 큰 범위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그 안에서 나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정렬될수록 나에게 주는 행복, 만족, 가치, 의미는 올라가게 된다.


단순히 1일 1달 관점이 아닌 약 80년 인생의 긴 기간 동안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일과 회사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삶의 목표가 무엇이고 이에 다가가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 일과 방향이 맞지 않는지 살펴봐야 한다.


1900년대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90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14년이다. 인간의 수명은 이제 120세까지 본다고 하는데 기업의 수명은 인간의 수명보다 훨씬 부족하다. 앞으로 기업은 예전처럼 노후를 보호해주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삶의 목표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그에 맞는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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