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성섭 Jan 12. 2019

사람으로서의 보편적 특성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사람의 영원한 질문인지 모르겠다. 나는 모든 사람은 근원적으로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철학은 사람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람이 철학을 하는 이유는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학문적이냐 아니면 거칠고 비논리적이냐의 문제는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종합적으로 보고 또 원인을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철학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보편적 특성을 생각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특성으로 나는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하나는 본성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에게 본성이 있다

첫 번째 사람의 특징은 본성이다. 누구에게나 자기를 결정짓는 핵심 자아가 있다. 핵심 자아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뿌리를 박고 있는 가장 안정적인 특성으로, 이것이 바로 본성이다. 핵심 자아는 자신이 믿는 삶의 원칙을 포함한다. <탈 벤 샤하르 저, 노혜숙 역, 「하버드대 행복한 강의 해피어」(서울: 위즈덤 하우스, 2007) p.199> 유학에 의하면, 하늘이 ‘어떤 사람이 돼라’고 사람 개개인에게 부여한 것을 천명(天命)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 개인 개인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을 본성(本性)이라고 한다. 사람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성은 순수하고 깨끗한 것으로 어떤 허물이나 잘못도 없다. 그것을 천명지본성(天命之本性)이라고 한다. 이 천명지본성에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 있다. 이것을 오성(五性)이라고 부른다. 이것에 의할 때, 사람의 본성은 선(善)하다. 

하지만 사람은 육체를 가지고 있다. 육체를 가지면 개인의 욕심이 생긴다. 육체를 가진 사람, 다시 말해 숨 쉬고 살아 있는 사람의 본성은 기(氣)의 영향을 받아 순수하거나 깨끗하지 못하다. 그런 본성을 기질지본성(氣質之本性)이라고 한다. 이 기질지본성에는 깨끗하고 탁하고, 아름답고 악하고의 차별이 있다. 이에 따라 사람의 본성은 서로 다르고 악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천명지본성은 사람이 육체를 부여받기 이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고, 기질지본성은 육체를 부여받은 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기질지본성을 관찰하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본성도 기질지본성이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본성이 선한 것과 악한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심리학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고 관찰될 수 있는 것만을 대상으로 한다. 증명되고 관찰된다는 것은 사람의 육체를 포함한다. 사람의 육체는 편안한 것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고자 한다. 육체의 욕구를 따를 때, 사람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심리학자들은 사람의 본성에는 지적이고 사려 깊고 소심한 존재로서의 본성과 또 음흉하고 세속적 존재로서의 본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현실이다. 심리학자들의 주장도 현실이다. 육체의 본능에 따른 본성들은 편협함과 독단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런 본성들이 고립되어 있으면, 그 편협성과 독단성을 통제할 수 없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에게 해악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본성들이 건설적으로 통합되면, 관대하고 너그러운 성질이 생겨나고, 그 결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중적 본성을 깨닫고 그것들을 통합함으로써 각각의 본성이 나쁜 영향이 아니라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인간적 완성이란 마음의 태도가 건설적으로 통합된 것이다. 마음의 태도란 동일한 경험에 대한 반응이 집적되어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행복하게 어떤 일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마음의 태도를 쌓아가야 한다. 인생에는 소심한 접근이 필요할 때가 있고, 대담한 접근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사람들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John. A. Schindler 저, 서현봉 편역, 「감정클리닉」(서울: 박은사, 2001) p.38>     


사람은 사회 속에서 산다

두 번째 사람의 특징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사회와 유기적 관계를 갖는다. 사람은 인류를 문명적 존재로 만들어온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이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영장류는 집단생활을 한다. 집단생활을 함으로써 어린 시절에 영장류는 장기간 학습을 할 수 있다. 그들에게 학습이란 일종의 오락이다. 이에 따라 영장류는 집단 지혜를 개발한다. 집단의 지혜에서 문화가 생겨난다. 미성숙 시기 영장류는 두 가지를 배우는 데, 하나는 집단의 사회적 규범이며, 다른 하나는 그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리처드 리키, 로저 레윈 공저, 김광억 역,「오리진」(서울: 주우, 1983) pp.77-83> 

사람은 영장류보다 상위에 있는 존재이다. 사람은 다른 영장류보다 더 복잡한 것을 배우고 생각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류학자 리차드 리키에 의하면, 인류가 지적 능력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도약하게 되는 어떤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것을 개념구성 능력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개념구성 능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개별적 대상이 각기 어떤 부류에 속하는 것인가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예로서 우리 조상들이 식물성 음식물들이 풍부하게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많은 참고 지점을 주축으로 해서, 그 지역에 관한 지도를 머리에 그려 넣어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환경을 지각적으로 상세히 분석하는 능력이 발전된다. 게다가 개념은 조작될 수 있다. 바로 이런 활동이 오랜 기간 동안 반복되고 학습되고 전승됨으로써, 추상적 사고도 생겨나고, 발명도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리처드 리키, 로저 레윈 공저, 김광억 역,「오리진」(서울: 주우, 1983) p.224>     

사람의 발전과정에서 학습은 중요하다. 학습은 복잡한 사회적 상호 작용을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학습에 의해 사람의 지적 능력은 발전한다. 높은 수준의 학습은 집단생활을 해야만 가능하다. 사람은 집단생활을 통해 외부의 적도 막고, 농사와 같은 안정적 경제활동도 하였다. 예로서 사람은 저수지를 만들어 농사에 필요한 물을 관리했다. 이와 같은 물 관리는 사람 혼자서 할 수 없다. 물론 현대 문명사회에 건설된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포함한 모든 문명 활동도 집단생활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사회가 없으면, 사람은 존속할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은 사회를 존속시켜야 한다. 사람이 사회의 조화와 질서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도덕이다. 사람의 집단성과 도덕심은 사회적 동물인 사람의 제2의 본성이다. <리처드 리키, 로저 레윈 공저, 김광억 역,「오리진」(서울: 주우, 1983) pp.225-232>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위한 자아 발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