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없다면, 그냥 적당히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배웠다.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근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은..
열심히 한 만큼 , 노력한 만큼이 아니었다.
각자가 원하는 삶의 방식은 다르고
서로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운다.
적당한 거리를 둔 채, 경계를 넘지 않고
경계를 넘고 싶다면, 그 공간의 경계를 자기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그래도 바꿀 수 없는 것은 있다. 상사는 바꾸어도, 부모는 바꿀 수 없다. 자식도 마찬가지다.
나 아닌 모두가 타인이므로, 최소한의 경계는 존중한다.
뭔가를 상대가 알아주기를 기대하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냥 자신의 소신껏 적당히 하면 된다. 내 삶에서 의미있는 일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조화는 물을 주지 않아도 푸르다. 가끔은 조화처럼, 괜찮아 보이는 듯 적당히 역할을 다하면 된다. 모든 영양분을 다 끌어모아 더 자라거나, 모든 잎이 마르지 않게 세상 모든 사소한 것들에 내 에너지 모두를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역할과 적당한 가면을 쓴 채,
오늘도 다시 애쓰지 않고 하루를 흘려내고
마음을 둥글려본다.
부모와 아이에겐 아낌없이 사랑과 관심을 주지만,
서로의 방식을 존중한다. 사회생활은 언제나 어렵지만, 역할은 수행하되 일을 더 하진 않을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변할 때면, 그 감정이 흘러갈 때까지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며, 감정이 흘러가기를 기다린다.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의 감정은 당사자가 처리하도록 두고, 나는 내 자신에게 집중한다. 이기적이라 해도 할 수 없다. 타인의 감정 쓰레기를 내 내면으로 흡수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