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달조각이 피었습니다

인터뷰 하나

by 홍작

2017년 10월 14일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하는 게 바뀌더라고요. 그런데 또 이상한 건 진짜 좋아하는 걸 닮기도 해요. 제 얼굴. 점점 엄마 얼굴이 되어가요.


하나님은 오십대 중순을 넘은 평범한 주붑니다. 결혼전에 어린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았는데 아이들과 있는 게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과 있으면 많이 웃게 된다고. 아마도 아이와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나님에게 인터뷰이 모두에게 드리는 공통의 질문 6가지를 드렸습니다. 좋아하는 숫자를 묻자, 오뚜기처럼 생긴 8자가 좋데요. 거꾸로 놓아도 똑같아서 좋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색으로는 초록색을 이야기 했는데 이유는 나무를 좋아해서래요. 초록을 보면 나무숲이 연상이 되어 시원하다고 느낀답니다.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김치를 꼽으셨는데요. 김치 담그는 과정이 뿌듯하데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힘들다고 느끼는데 뿌듯하다고 하시는 걸 보니 음식 솜씨도 좋은 모양입니다. 김치가 제일 맛있고 소화도 잘 되고, 무엇보다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데요. 좋아하는 동물로는 강아지를 말씀하셨는데요. 자신을 바라보는 강아지의 선한 눈이 좋고, 자신만 바라보기 때문에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별하기 싫어 키우지 않는다고 해요. 좋아하는 꽃은 많았는데요. 베고니아, 모란, 치자 꽃을 좋아한다고 하셨죠. 그 중에서도 치자 꽃이 가장 좋데요. 예쁘고 향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키우셨다고. 10년후 어떤 모습일까요?라고 물었더니 엄마 얼굴이 되겠구나,라고 답하시더라고요.

인터뷰 내용만으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상상할 수 있나요? 아마도 상상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그 분이 어떤 단어를 자주 쓰시는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를 조금은 엿보기 위해서입니다. 말이 그 사람의 영혼을 반영한다는 걸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하나님의 경우 기록에는 없지만 인터뷰 내내 어머니 이야기를 자주 하는 걸 보고 어머니와 애틋한 관계라는 걸 느꼈습니다. 저 역시 나이가 들수록 어머니를 이해하는 폭이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만큼만 살자,가 모토가 되었죠. 하지만 실상은 어머니의 반도 못 쫓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린 어머니의 뒷모습을 쫓아가는 인생이 아닌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여 하나님의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치자꽃에 초점을 맞추고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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