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둘
2017년 10월 14일
춤을 추고 싶어요. 몸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거든요.
두리님은 오십 대 초반의 공무원이라고 했습니다. 공직 생활을 오래 하셔서인지 개인적인 자유에 관심이 많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으며 답을 찾고 있다고. 하여 책도 읽고, 일기도 쓰며 자신을 찾고 있데요. 최근 탁 트인 전망 좋은 곳으로 이사하면서 진짜 자신을 찾은 느낌이라고 하셨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서 자신을 찾았다고 했죠.
그래서일까요? 두리님에게 공통의 6가지 질문을 하자 흥미로운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우선 좋아하는 숫자를 물었더니 두 가지로 대답하셨어요. 좋아하는 숫자는 7이래요. 쓰기 쉽고 보기 좋아서 기분이 좋아진데요.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싫어하는 숫자는 8이라고 먼저 말씀해주셨습니다. 쓰기가 부담스럽다고. 인터뷰를 듣고 짐작하셨나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한 분입니다. 그리고 쓰는 것에 관심이 많으셔요. 몸으로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죠.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도 두 가지로 대답하셨어요. 담백하고 심심한 것 위주로 먹는데 주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류의 찌개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묻지도 않았는데 피자 같은 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죠. 자신만의 패턴이 분명한 분이시죠?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인데 숲이 연상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산을 보고 나무를 보고 있으면 평화롭고 고요하다고요. 최근 이사한 곳도 창문을 열면 눈 앞에 산이 통째로 보이는 곳이라고 했어요. 좋아하는 식물도 꽃보다는 나무를 꼽을 정도로 나무를 좋아하는 분이셨죠. 나무 중에서도 느티나무를 좋아한데요. 크고 참한 느낌이고,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 같은 느낌이래요.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인적인 자유를 추구하는 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 어딘가는 보호받고 싶은 본능이 있나 봅니다. 좋아하는 동물로는 고양이를 꼽으셨는데. 최근 관심이 많아지고 있데요. 자유로운 영혼 같다는 말씀을 하셨죠.
10년 후에 무엇을 하실 거냐고 묻자, 그때도 여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여행을 즐길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수줍게 춤을 추고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한 대답에 놀라 춤이요?라고 물었더니. 최근에 춤을 배우고 있데요. 춤을 추면서 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흥미로운 작업이라고 하셨어요.
어때요? 두리님의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적어도 인터뷰 동안에 두리님은 좋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 긍정적인 분이셨습니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분명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고, 알아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기 몸을 새롭게 만나 배운다고 하신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여 춤에 초점을 맞춰 글을 썼습니다. 두리님의 글을 쓰면서 저 역시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요. 두리님 말에 완전히 동화되어 두리님의 이야기를 마치 저의 이야기인양 쓰게 되었죠. 글초상화가 아닌 글자화상이 된 거죠.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저 역시 제 안의 이야기를 따라야죠. 그럴 땐 그냥 그분이 되어 씁니다. 경이롭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