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영상 21도. 하루 안에 온 계절이 다 담긴 것 같다.
꿈결 속 한 문장이 짙은 안개에 가려져 서 있다.
이미 끝난 이야기임에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더는 돌아보아서는 안 될 아쉬운 이야기처럼, 결국 다시 시작해야 할 이야기처럼, 언젠가 반드시 이어 가야 할 이야기처럼 미련하게 버티고 서서 꿈에서 멀어져 가는 나를 집요하게 바라본다.
깨어나는 꿈결 속에서 끝끝내 붙잡아도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자취를 남긴 채 도무지 지울 수 없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어느 한 문장. 결국, 아스라이 멀어지는 꿈결 따라 짙은 안개 너머로 영원히 사라진다.
<차예랑의, 글>에 있던 <한 문장>입니다.
2023년 1월에 시작한 <차예랑의, 글>은 12월 초 99번째 글을 발송한 후 갑작스레 중단되었습니다.
구십구. 참으로 이상한 숫자입니다. 너무 많으면서도 한없이 모자란 숫자입니다.
지난 시간 미처 이루지 못한 백 번째 글에 대한 아쉬움이 이렇게 이곳과 인연을 닿게 한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는 '콩대'와 함께 '100'이라는 매거진이 있습니다. '100'은 '백 편의 글'을 의미합니다. '콩대'는 곧 끝이 나지만 '100'은 얼마의 시간이 걸리든 꼭 이루어 가려 합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미래가 있다는 것은 참 기쁜 소식입니다.
다음 주에 '콩대' 마지막 글이 올라올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