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빠 박세희 Apr 17. 2019

임신 9주, 아내의 입덧 관찰기

둘째 임신이라 수월할 줄 알았다. 그런데 임신 5~6주 정도에 시작된 입덧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 속이 울렁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구토를 하고 있다. 기억하건대, 첫째 총총이 때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혹시 둘째는 총총이와 성별이 다른 걸까.


육류 좋아하는 아내가 전혀 먹지를 못하고 있다. 생각만 해도 느끼하단다. 그나마 양념이 된 고기는 조금은 먹는다. 오히려 탄수화물이 땡긴다고 한다. 이것도 첫째 총총이 때와 달라진 점이다. 총총이 때는 고기를 정말 잘 먹었다.


후각이 예민해졌다. 지하철을 타도 택시를 타도 어디선가 풍겨오는 낯선 냄새를 견디지 못한다. 내가 집에서 계란 후라이를 해도 그 냄새가 역해서 안방으로 피신할 정도이다.


속이 너무 비어도 구토를 하고, 속을 너무 채워도 구토를 한다. 그래서 크래커류를 간식으로 먹는다. 크래커를 먹고 나면 속이 좀 편하다고 한다. 그 다음 자주 찾는 것은 오렌지.


먹는 낙이 컸던 아내가 기운이 많이 빠져 있다. 무엇을 먹고 싶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음식 생각을 아예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냥 냉수에 밥을 말아서 총각김치와 때우기도 한다. 입덧을 하기 전에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함께 부모가 되는 것인데 임신부터 출산까지의 고통은 아내 혼자 겪고 있다. 미안하다. 첫째 총총이도 유독 엄마를 찾고 엄마에게 매달린다. 나는 그밖의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여 아내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입덧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