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둘째의 발열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차례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렇게 5일이 흐르고 나도 열이 오르내리더니 결국 양성 판정을 받고 만다. 그동안 줄곧 한 줄이었던 자가 키트는 '이보다 더 진할 수는 없을 걸?'라고 말하는 듯 선명한 두 줄을 내비쳤다.
이제 너도 나도 걸리는 코로나, 감기 증세로 약해졌다고들 하지만 막상 겪어보니 여전히 만만한 놈은 아니다. 환기를 시킨 창문 틈으로 봄바랑이 살랑 불어 들어와도 시큰둥. 설렘은커녕 천근만근 무거움 뿐이다. 괜찮아진 것 같으면 쿨럭 거리고, 콧물이 가시나 싶으면 줄줄 거린다. 잠은 자도 자도 끝이 없고 피로감이 가실 생각을 않는다.
얼마나 더 자야 개운할까. 얼마나 지나야 괜찮아질까. 당장 7일 격리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까. 아이들이 또다시 아프지는 않을까. 목이 이렇게 아픈데 수업할 때 마이크를 사용한다고 괜찮을까. 운동장 수업은 어쩌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여전히 울리고, 아이들은 입맛이 없다고 했다가 불현듯 배가 고프다고 먹을 것 타령을 한다. 하루하루 먹을 것과의 전쟁을 치르던 중 핸드폰이 울렸다. 첫째와 동갑인 아이를 키우는 윗집 분이었다.
"어머, 00 엄마한테 들었는데 코로나 걸렸다면서요ㅠ 아유 어떡해요... 우리 노량진 왔는데 들어가는 김에 회 좀 떠갈게요. 저녁으로 먹어요!!"
띵동.
"문 앞에 놔두고 가요~ 맛있게 먹고 힘내요!!"
회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이들 먹이라고 음료수랑 튀김까지 한가득이었다. 자가격리 마지막 일요일 저녁 메뉴는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호화스럽다.
"일상다반사"
우리가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이 일상의 흔한 일을 가리켜 일상다반사라고 한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은 사실 불교 용어에서 유래되었다. 참선 수행을 하는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밥을 먹듯 일상생활이 곧 수행 그 자체임을 뜻하는 것이다.
비록 힘든 시간이지만 이것을 수행의 기회로 삼아 마음을 다스려야겠다고... 갑자기 들이닥친 도미와 꽃게 튀김을 먹으며 생각한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고 주어진 까닭일까.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정말 오랜만에 한껏 밝아진 입맛 덕에 생각을 달리 먹는 것이다.
지레 겁먹지 말자. 남은 시간 충분히 쉬며 회복하면 된다. 너무 힘들고 지치면 또 쉬면 되는 거지. 지금은 그저 이 순간에 충실하자. 싱싱한 도미를 먹고 고소한 꽃게 튀김을 먹으며 지금에 머무른다. 나도 아이들도 잘 이겨내었고 또 잘 이겨낼 것이다.
코로나가 일상다반사?! 그래 일상다반사로 대해주겠어. 어제는 둘째 오늘 자정을 기점으로 첫째가 자가격리 해제. 나는 아직 며칠 더 남았지만 오소소 떨리는 마음을 이렇게라도 엄포 놓듯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