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줍는 아이

여섯살의 생애 첫 플로깅

by 정예슬


*플로깅(plogging)이란?

스웨덴어의 줍다(plocka up)와 영어단어 달리기(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뛰면서 길거리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함.


언젠가 책에서 읽고 기억해두었던 플로깅.


밖에 나가면 두 아들 따라다니며 뒤치다꺼리하기 바쁘다는 핑계로 머리에만 머무르던 단어다.


어제는 첫째 등굣길에 쓰레기 봉지를 챙겼다. 홈스쿨링 중인 둘째와 근처 공원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날이 할로윈데이라 플로깅을 하기에 딱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진하게 남은 할로윈의 흔적들. 여기저기 사탕과 초콜릿 껍질들이 보였다. 전날 저녁에 내린 비로 바닥에 착 달라붙은 조각들.


묵묵히 하지만 많이 아쉬운 마음으로 널려 있는 쓰레기들을 줍고 또 주웠다. 신나게 킥보드를 타던 둘째도 곧 엄마가 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니 따라하기 시작했다.


신나게 킥보드를 타다가 "여기 있다!"를 외쳤다. 보물찾기라도 하듯 굉장히 신이난 모양이다.


아이의 플로깅은 그냥 쓰레기만 줍는 게 아니었다.

행복까지 함께 줍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아이의 모습에서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다.

"지금 이 순간 온전히 깨어있으라."


여섯살 인생은 이토록 쨍!하다.

가을색이 더 선명해지게 만들고

소소한 일상을 더 기쁘게 만드는♡




(제법 큰 봉투였는데 금세 절반 가까이 차올랐다.)





흔들 그네를 발견하고 잠시 휴식 시간 :)


"하늘이 높고 푸르다.

산책하기 참 좋은 가을이지?

우리가 사이사이 쓰레기를 주워서인지

떨어진 낙엽들이 더 이뻐 보이네."


엄마가 그러든지말든지ㅎㅎ

아이는 신나게 그네를 탄다.

행복한 6세♡





우리 모자의 플로깅이

가을에 찬란함 한 스푼을 더할 수 있었기를!




+)


"청소부의 관절을 생각해주세요." _<카피책>,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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