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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유 엄마 Jul 11. 2020

머릿속에서 퍼즐을 맞추는 아이들

구조화된 언어의 시작을 알려주는 신호: 문법형태소와 의문사의 발달

아이들은 두 돌을 전후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를 조합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전보문이라고 표현한다. 전보문 이후에 문법적인 형태소들이 등장하고 ‘아니야 , 안돼’와 같은 부정표현과 ‘누가 언제 어디서’ 등의 육하원칙을 질문하는 의문사가 출현하게 된다. 그 이후에는 세 단어 이상의 문장이 출현하면서 문법들이 발달하고 보다 정교한 문장이 나타나게 된다.

알 수 없는 외계어에서 점차 우리가 알고 있는 음절이 나타나고, 음절들이 합해져 단어를 표현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퍼즐을 맞추듯 단어들을 차곡차곡 배열하여 문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점차 구조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바로 문법형태소와 의문사의 발달이다.


'조사, 연결어미, 접속사' 문법형태소 발달

첫 단어 이후 주로 명사만 사용하던 아이들은 두 돌을 전후하여 동사와 대명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문법형태소는 만 2-3세를 기점으로 집중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하며, 두 단어를 나열한 단순한 문장에서 3-4 단어가 조합된 낱말 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문법형태소가 출현하게 된다. 대표적인 문법형태소의 발달에는 ‘은///가, ~랑’과 같은 조사, 다양한 문장 어미의 사용, 그리고 과거와 미래 시제, 부정어 '안돼, 아니야'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순하게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들을 나열만 하다가 어느 순간 문법형태소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문장 안에 단어와 단어 사이의 관계들을 이해하게 되고 의미를 연결하게 되는 중요한 과업들을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아직은 다양한 문법적인 오류를 나타낼 수 있지만 이것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이라 자연스럽게 수정될 수 있다.


만 3-4세가 되면 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문법형태소들을 사용하게 된다.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되면서 4개 이상의 단어를 나열하여 길고 복잡한 문장을 사용해 자신을 표현하는 모습들이 관찰되기도 한다. ‘왜냐하면’과 같은 접속사도 문장 안에 포함하여 말할 수 있으며, 과거, 현재, 미래 시제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여 표현할 수 있다. 문법 오류가 빈번했던 지난 시기보다 더 정확한 문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발음 능력도 보다 명료해진다.



'누가, 언제, 무엇, 어디, 어떻게, 왜' 의문사 발달

아이들은 만 2-3세가 되면 '누가, 왜, 얼마나' 등의 의문사 질문을 이해하고,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다. 또한 '무엇, 누가' 등의 의문사를 사용하여 한 두 개의 단어가 조합된 문장으로 상대방에게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만 3-4세가 되면, '어떻게'를 제외한 모든 의문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말이 빠른 아이들은 자신이 모르는 단어들의 뜻을 알기 위해 'oo가 뭐야?', 'oo는 무슨 뜻이야?'라고 물어보며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일수록 ‘왜’라는 의문사 출현 시기가 빠르게 나타나고, 높은 빈도로 ‘왜’라는 질문을 사용한다.  ‘왜’라는 질문은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는 훌륭한 질문 형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누가, 어디서, 무엇’에 대한 의문사의 경우에는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단서들이 많기 때문에 질문의 사용이 빠른 편이고, ‘언제, 어떻게, 왜’의 의문사들은 보다 추상적이며, 추론 능력 등의 사고 개념들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느리게 나타난다.  아이들마다 의문사가 출현하는 순서들은 모두 다르지만 대체로 ‘무엇’, ‘누가’가 가장 빠르게 발달하며, 의문 부사 중 ‘어떻게’는 보다 추상적인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5-6세 때가 돼야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만 3세 전의 아이들은 다양한 문법 오류들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의문사 질문도 단순한 형태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발음 능력에서도 아직은 많이 미숙하여 음소를 생략하고 대치하는 발음 오류들도 흔하지 않게 나타난다.

단어로만 표현하던 아이들이 문장으로 길게 단어들을 조합하여야 할 때 심리적인 부담이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말을 더듬는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대게 복잡한 형태의 문장들을 사용하기 위한 조음기관의 훈련과정 중의 하나이다. 이것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며, 만 3-4세가 되면서 점차적으로  문장 표현도 세련되지고,  발음 능력도 명료해진다. 말을 더듬던 현상들도 사라지면서 안정적으로 언어발달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만 3세 이후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단순한 전보체 형태의 문장으로만 말을 한다거나 문법형태소들이 다양하게 발달하지 못하고 초기의 형태들만 나타난다면 주의해서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발음 능력 또한 만 3세 전에 습득했어야 될 말소리들이 심각할 정도의 오류를 보이는 경우이거나 또는 말 더듬는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해져 말더듬에서 벗어나려는 부수적인 행동으로도 연결이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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