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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Sep 11. 2018

밴쿠버에서 액자 제작하기

럭셔리 아티스트의 캐나다 정착기

액자를 어디서 해야 하지?

작업은 늘 하던 대로 인지라 장소만 만들어지면 어려울 것은 없다. 

재료도 대부분 가지고 왔고 다음 작업을 위한 패널은 배 타고 오는 중이다. 

하지만 만들고 나서가 문제였다. 

난 밴쿠버에 아는 작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있다 해도 내가 필요로 하는 액자는 보통의 액자보다 수고가 좀 더 들어가야 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액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프레임메이커를 찾아야 했다. 

밴쿠버 관련 카페 등에 질문을 올렸으나 만족할만한 답변을 못 받았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캐나다 서부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대학인 에밀리 카 대학의 교수님을 알게 되어 소개를 받게 되었다. 


직접 방문하기 전에 이전 한국에서 제작했던 액자의 사진과 스펙을 보내고 가능한지 체크하였다. 

내가 사는 아보츠포드 지역에서 밴쿠버의 액자가게까지 70km이다. 

밴쿠버 시내와 고속도로 등이 교통체증이 좀 있어 왕복 세 시간 정도의 거리다. 

그래서 사전에 꼭 체크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찾아간 프레임드 Framed.

에밀리 카 대학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캐나다는 커스텀의 경우 인건비가 비싸 어마어마하게 비용이 나올 수 있어 긴장을  했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커스텀 주문부터 가격 협상까지 해야 했다. 

액자가게 스러운 풍경
화장실 마저 액자천지

가는 길이 1번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길이고 시내 도로는 좁은 편이라 많이 막히는 편이다. 


이 집의 사장은 David Kelly이다. 

이날은 오전에 밴쿠버 시내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소개받은 한국계 작가님의 성함도 David이었다. 

하루에 두 사람의 David를 알게 되었고, 두 분 모두 나이스 한 스타일이다. 


프레임메이커 David는 처음과 달리 요구하는 두께의 프레임이 준비가 안되었다고 했다. 

여기도 프레임 자체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고 내가 원하는 규격의 제품은 없다고 했다. 

그럼 미리 메일로 알려주든가 ㅡㅡ;


여하튼 이래저래 제작 협상은 끝, 이제 가격 협상. 

David는 700 CAD를 불렀다. 

나는 당연히 너무 비싸다, 한국에서 만든 것보다 세배나 비싸다! 라며 싸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 

David 역시 작가들에겐 엄청 비싼 액자 가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난 캐나다에 온 지 4개월밖에 안되었을 때였다. 


협상의 결과 첫 번째 액자는 500 달러에 그 이후에는 450 달러에 하기로 했다. 

그 정도면 한국에서 만들어 가지고 온다고 해도 얼추 비슷한 가격대가 된 것 같았다. 

액자는 워낙에 메인 패널이 무거워 고정방식을 고민을 해보고 정리되면 알려 주기로 하고 돌아왔다. 

한국에서 액자를 할 때는 제작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다. 

David는 심히 고민되는 듯했다. 

액자에서 패널이 분리되면 자기들의 책임이기 때문에 실리콘이나 글루 정도로 고정하는 것은 안심할 수 없음으로 그 부분을 중점으로 고민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캐나다 커스텀 액자 1호는 아주 견고하게 제작되었고 뒷면 역시 무게를 버틸 수 있게 튼튼하게 마무리되었다. 

이번 작품은 45도 각도의 마름모꼴 형태로 걸려야 해서 행거도 특수하게 제작되었다. 

드디어 포장

안경 쓴 사람이 사장인 David 그리고 젊은 친구가 Jordan이다. 

실제 작업은 Jordan 이 다 하는 듯. 

이렇게 캐나다에서의 첫 작품의 액자 작업이 마무리되었고, 찾는 길에 다시 하나의 액자를 더 맡겼다. 

올해 첫 작업이었던 녀석이다. 

일주일 후 찾으러 갔으나 약간의 에러가 있어 다음날 다시 가야 했다. 

이틀 동안 밴쿠버를 왕복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다행히 다음날은 친구가 운전해주어 편하게 다녀왔다. 


이 녀석 역시 만족스럽게 나왔다.


캐나다 제작자 David은 자신의 책임을 강조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경우 두 군데에서 작업을 했으나 그런 고민을 들어보지 못했다. 

David은 한국과 같은 방식은 위험할 수도 있어 본인은 할 수 없다고 했다.  

액자가 떨어지지거나 파손되면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제작자들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물론 모든 캐네디언들이 David과 같은 스타일은 아니다. 

집주인을 보아도 자동차를 샀던 딜러도 전혀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그가 책임감이 강한 인물인 것이다. 남들과 달리...

그런 사람을 만난 것은 다행인 일이다. 

이 낯선 땅에서...


한국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결과물 대비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역시 작업의 마무리는 액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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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희   權 昌 熙   Kwon, Chang-hee  Chenny K


chennythecaesar@gmail.com


Instagram ID : chenny_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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