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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Jul 27. 2022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는 이유

지금 이 시점


얼마 전 우리 부부는 한강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늦은 봄과 초여름 사이,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거리엔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고 그 안에서 우리는 계절의 변화를 만끽했다.


녹음이 짙은 서울숲을 산책하고 나와 좁은 골목을 거닐던 우리는 작은 꽃집 앞을 지나쳤다. 몇 걸음 옮기던 나는 갑자기 멈춰 서서 아내를 향해 돌아보았다.


"잠깐 들렀다 갈까?"


가게 문을 열자 한쪽 귀에 에어팟을 꽂고 있는 플로리스트가 우리를 반겼다. 나는 장미꽃 한 다발을 부탁했고, 잠시 뒤 색색의 장미로 꾸며진 심플한 꽃다발이 완성되었다. 아내에게 줄 선물이었다.
아내는 꽃을 받아 들자마자 솜사탕을 손에 든 어린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너무 좋아!"



내가 꽃을 선물할 때마다 아내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쁨이 넘쳐난다. 예전에는 어차피 금방 시들 꽃 말고 다른 선물은 없을까 고민해 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꽃이 주는 그 찰나의 아름다움의 여운을 알게 된 후부터는 꽃을 선물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비록 꽃은 시들어 가루가 되어 사라지지만, 아내의 마음속에 뿌리내린 그은 활짝 펴 언제나 싱그러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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