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철현 Aug 04. 2022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바라보는 시점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우리 두 사람 알콩달콩했으면 좋겠다. 오래된 부부라고 해서 사랑 표현에 어색한 사이가 되지 않고, 뜨겁게 타올랐던 두 남녀의 가슴에 여전한 불씨가 남아 잔잔하지만 그윽하게 사랑을 했으면.



너라는 호칭보다는 지금처럼 귀여운 애칭으로 서로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만약 나중에 우리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겨도 누구 엄마, 누구 아빠라는 말 대신 계속 애칭으로 불리기를.



친구들과 떠난 여행에서 벌써 보고 싶고 그립다며 30분에 한 번씩 메시지를 주고받고 수시로 전화해 안부를 묻는 그런 사이가 앞으로도 지속됐으면 좋겠다. 연애 때나 지금이나 떨어져 있으면 꼬박꼬박 연락을 주고받는 우리가 너무 좋으니까.



TV를 보다 금실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오면 마음이 따듯해다. 우리도 함께 늙어가며 먼 훗날 그런 노부부가 되어 있기를. 늘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며 같이 먹고 같이 걷고 땀 흘리는 지금처럼.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하고 싶은 아내와 오늘도 나는 그렇게 바라본다.

이전 27화 남는 건 사진뿐이더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