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
아스트라제네카, "아제백신" 논란이 한창이다. 유럽 일부국가가 특정라인 생산품에 대한 접종을 중단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실제 혈전으로 인한 피해는 무시해도 될 정도로 보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패권 전쟁인 듯 보인다. WHO, 우리나라 질병청 등 주요 권위있는 기관에서는 문제가 없다고들 한다. 유튜브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접종 후기를 올리고 있고, 그들 또한 일관되게 얘기하는 부분이 있다. "집단면역을 통해 팬데믹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접종을 하는 게 좋겠다"이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세계적인 펜데믹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다. 한때는 코로나 청정지역이라고 했다. 캄보디아 인구가 1500만명이고, 중국인 거주자가 2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 2월말 캄보디아에서 지역감염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입국 격리 중인 중국인 양성자가 격리호텔을 탈출한 사건 이후 하루 50여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현지에는 중국에서 기증된 백신과 코박스를 통해 들어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있다. 지난 3월초부터는 일부 외국인들에게도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두고 나와 와이프도 조금 긴장했다. 아제 백신 후기를 유투브로 확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열과 근육통으로 2~3일 고생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30대 보다는 40~50대가 부작용이 덜하다 한다. 그만큼 많은 바이러스와 싸워왔다는 증거다. 세파와 싸워서 단단해진 심장과 같다고 할까. 다음날 아침 무거운 마음으로 캄보디아 국립 아동병원으로 향했다. 이 병원은 우리나라 코이카에서 지원한 병원이다. 우리나라는 캄보디아에 이런저런 좋은 일들을 많이한다. 자부심이 느껴졌다. 다만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사실을 홍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공통된 사실이 하나 있다. 모든 나라에서 행정절차가 느리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기준에서 보면 특히 그렇다. 요즘들어서 확실히 내 생각이 변했다. 우리가, 우리 민족이, 대한민국 사람이 특이한 것이다. 공무원들은 더하다.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받기 위해 방문했던 DMV에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무척 느렸었다. 여러사람이 줄을 서 있는데 빨리 처리하지 않고 점심시간이라며 나가던 그 공무원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울화통이 터졌다. 여기도 아주 대단히 느리다. 차분하게 처리한다고 표현해야 하나? 아침 8시30분에 도착했는데 대기하고 등록하고 백신 접종까지 3시간이 걸렸다. 백신접종을 준비해준 현지인에게 연락이왔다. 오늘 중에 접종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ㅋㅋㅋ.
이렇게 아내와 나는 아제백신을 맞았다. 4주 경과한 이후에 한번 더 맞으러 오라고 했다. 전세계적으로 8주~12주 이야기 하는데 너무 일찍 다시 오라는 듯 하다. 백신접종 카드도 받았다. 생각보다 현지인들이 준비를 많이 했다. 등록할 때 사진도 찍었다. 백신카드 앞면에는 내 이름과 여권번호, 전화번호를 프린트해 놓았고, 후면에는 백신종류와 접종일자가 1차 2차로 구분되어 있다. 카드의 QR코드를 읽으면 Ministry of Health 모바일 웹으로 연결되어 백신접종을 증명해 준다. 현재 전세계에서 논의 중인 소위 백신여권을 미리 준비하는 듯 했다. 우리정부도 캄보디아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오전 11시 30분에 백신을 맞고난 후 우리 둘은 뭔가 큰 일을 해낸 기분이었다. 2~3일간 부작용이 있긴 하겠지만..... 이제 다른 사람들의 백신 부작용 후기와 우리 두사람도 같을 지 아니면 다를 지 긴장속에서 1시간, 2시간이 흘러갔다. 3시간 후부터 아내는 머리가 찌끈찌끈 아프고 피곤함과 노곤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나는 퇴근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접종 후 7시간여 지나자 나도 아주 약간의 노곤함과 근육통이 느껴졌는데 원래 퇴근하면 피곤한게 정상이라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 9시간이 경과하자 아내는 심한 편두통과 체온이 38도까지 올랐고, 오한을 느끼면서 옷을 껴입고는 아주 피곤해 했다. 아내는 타이레놀 650mg 두 알을 먹고 잠을 청했다. 나는 그때까지도 약간 불편한 듯한 근육통 정도, 혹시나 해서 나도 타이레놀 두 알을 먹고 잤다. 새벽 3시 (접종 후 15시간), 아내가 나를 깨웠다. 아내는 이빨이 달달 떨릴 정도로 추워했다. 체온을 재 보니 39.9도. 헉, 너무 놀라 이번에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타이레놀 500mg을 급히 먹었다.
아침이 되자 나는 어제 타이레놀을 먹어서 인지 약간의 근육통이 있었지면 별다른 증상없이 씩씩하게 회사로 출근했고, 아내는 체온 37.5도 정도, 계속된 두통, 어지러움과 오한은 계속되었고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오후 12시 이제 거의 만 24시간이 지났다. 나는 오전내내 자리에 앉아 있어 회사 부근으로 약 30분간 산책을 다녀왔고, 그 날 오후에는 나도 약간 노곤함, 피로감, 근육통을 느꼈지만 더이상 타이레놀은 복용하지 않았다. 퇴근 후 저녁이 되자 어제 보다는 좀 더 강한 근육통과 피곤함을 느꼈고, 9시 정도에 일찍 참을 청했다. 사흘째 되는 날은 컨디션이 90% 수준까지 올라왔고, 점심시간에는 약간 강한 걷기로 거의 정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아내도 그날은 약간의 노곤함이 있었지만 정상적인 체온상태로 컨디션이 거의 정상이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4일째 이다. 낮에 골프 라운딩도 마치고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아니다 골프치고 평소보다는 약간 더 피곤했던 것 같다. 35도의 더운 날씨가 영향일 수도 있겠다. 아내와 나 우리 두 사람도 아주 다른 수준의 아제백신 부작용을 경험했다. 역시 사람마다 경과가 다르다. 지금까지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와 싸워왔는 지가 결국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