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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유 Aug 28. 2022

머릿속이 궁금해 가방을 쏟았다.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거니?

계획은 많은데 실천은 게으른 사람
시작은 좋으나 끝이 흐지부지한 사람
생각이 많아 결국 행동하지 않는 사람

그게 나였다.

그걸 이겨내고 싶어 지난 3개월 정반대로 해보기로 했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무얼 기대한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무엇도 달라질 것 없는 일상이라

무엇이 달라질까 싶어 무작정 해봤다.


일단, 했다.

그냥, 했다.

아무튼, 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했다.


그리고 일주일 즈음부터는 멍하지 앉아 생각을 하기 위한 생각이 많아졌다, 뭘 했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생각을 하는 거다. 그런데 문득문득은 생각이 나는데, 하나하나 떠오르지는 는다. 무얼 많이는 한 것 같은데.. 순간 무엇을 했나 싶다.


가슴과 머리가 가득 차서 그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난 3개월의 시간이란 '관성의 법칙'에 의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심술 난 청개구리처럼.


어제는 단잠을 잤다. 늘 신생아 같은 꿀잠이지만, 어젠 정말 푹 잤다. 억지로 자기 위해,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쉬기 위해, 심통 부리듯 쉰 것이 아니라. 정말 잘 잤다.


오늘은 간단하게 가방을 챙겨서 도서관에 왔다. 그리고 문득 가방을 쏟아봤다. 요즘 내 머릿속이 궁금해서 가방을 모두 쏟아봤다.

아.. 그렇구나...

핸드폰 메모장이 아닌, 연필로 써본다. 차곡차곡. 사각사각. 나의 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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