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g을 빼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들
살이 빠지고 나니, 사람들이 ‘얼굴이 반쪽이 됬네! 비결이 뭐예요?’ 하고 묻는다.
뭔가 특별한 다이어트 비법이라도 있기를 기대하는 눈빛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늘 비슷하다.
“그냥… 적당히 덜 먹고, 잘 챙겨 먹었어요.”
누군가에겐 허무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 말에, 내가 지난 몇 달간 쌓아온 모든 감각과 기록이 녹아 있다.
물론 여기서 '적게 먹기'는 무작정 굶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활동량이 많은 40대인 나는, 내 기준에서 하루 1600kcal 정도면 충분히 감량이 가능했다. 중요한 건 획일적인 기준이 아닌, 내 몸에 맞는 에너지 기준을 아는 것이다. 회사 연구소 파트의 도움으로 하루 한끼를 1600kcal 로 식단을 받았다. 의식하면서 먹다보니 음식에 대한 칼로리 개념이 생겼다. 주말에는 라면인나 떡볶이도 먹었다. 그래도 살이 빠지는 경험을 했다.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것은 **체중계의 숫자보다 '내 몸의 구성'**이었다.
신기하게도, 나는 다이어트 기간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운동까지 더하는 건 오히려 내게 스트레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창 직장인 뮤지컬 동호회 공연준비 할 때라 부산히 움직이긴 했지만. 대신, 아주 단순한 습관 하나를 꾸준히 실천했다. 바로 매일, 정량의 양질의 단백질을 챙겨 먹는 것이었다. 이 작은 변화가 내 몸을 놀랍게 바꿔 놓았다. 체지방은 서서히 줄어들고, 그에 비례하여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변화였다. 이런 체중 변화는 장염 걸렸을 때 설사 무진장 했을 때 기운 빠지는 변화였는데,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몸이 가벼워 졌다.
과거의 나는 여름이 다가오면 괜히 위축되곤 했다. 비키니, 바디프로필, 인스타그램 속 완벽한 몸매들이 만들어내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내가 살만 빼봐라, 예쁜 체형이 드러날거다 라고 속으로 되뇌였지만... 언제까지나 속으로만....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내가 건강 관리에 힘쓰는 이유는 오직 하나,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고 싶어서다. 체중계의 숫자는 알려주지 않지만, 피부 톤이 맑아지고, 잠이 깊어지고, 화장실에서는 너무나 개운하고, 잔잔한 통증들이 사라지는 일상의 긍정적인 변화들이야말로 내가 느끼는 가장 확실한 보상이다.
나는 약속도 즐기고, 회식 자리도 피하지 않는다. 친구 결혼식 뷔페에서는 좋아하는 탕수육과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날들이 불안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똑똑해서,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소화한다. 물론 략 4시간이면 대부분의 음식을 소화해낸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다음 날, 죄책감을 느끼며 하루 종일 채소만 먹는 극단적인 행동은 오히려 몸에 좋지 않다. 대신, 나는 그다음 끼니를 건강하고 균형 있게 소량 챙기는 것에 집중한다.
과식한 다음 날,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딱 한 끼'를 균형 있게 먹는 것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을 5:2:3으로 맞추고, 좋은 지방산을 포함하여 400kcal 전후의 가벼운 식사를 한다. 신기하게도, 우리 몸은 이 균형 잡힌 한 끼만으로도 다시 중심을 잡고 제 기능을 회복한다.
이번 식단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몸을 변화시키는 것은 곧 나를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칼로리를 그저 의미없는 숫자로 생각했지만, 이제는 에너지를 담는 소중한 단위이자, 나를 돌보는 감각의 섬세한 척도로 느낀다.
미식과 영양 사이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 다만 영양으로 좀 더 기우는 방향, 미식을 더 많이 선택했어도 언제든 영양을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