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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뽀 Jun 30. 2024

첫 올레길 완주의 달콤함

4코스, 이틀에 걸쳐 다 걷게 된 길


엄마~ 얼른 일어나! 오늘 올레길 4코스 완주하러 가야지!


아이들이 깨우는 소리에 마지 못해 눈을 떴다. 온몸이 망치로 두드려 맞은 듯 뻐근했고, 다리는 알이 배겨 매우 묵직하게 느껴지는 토요일 아침이었다.


서서히 기억을 떠올려 보니, 금요일인 어제 나는 아이들과 처음으로 올레길 4코스를 걷기 시작했었다. 중간 스탬프 지점까지 9.6km를 걸었고, 총 19km를 걸어야 하는 4코스 후반부를 오늘 걷기로 했..었..지..?


아, 그게 바로 오늘이었구나! 아이들과 올레길 4코스를 마저 걷기로 한 날이..ㅠㅠ 나는 아이들 성화에 못 이겨 얼른 올레길 걸으러 나갈 준비를 해야 했다.


오늘은 '알토산고팡'에서 출발, 도착 지점인 '남원포구'까지 9.4km를 마저 걸을 예정!




오늘도 어제만큼이나 날씨가 좋아, 올레길 걷기에 딱이었다.


다행히 우리 집 아이들 컨디션도 오늘 날씨처럼 '매우 맑음'이었다. 혹시나 아이들이 어제 많이 걸은 탓에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올레길 걷기를 미룰 생각이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에 익은 우리 마을 귤밭 길을 걷기 시작했다. 행정 구역이 표선에서 남원으로 바뀌자 탁 트인 바닷길이 눈 앞에 펼쳐졌다. 남원 포구까지 이어지는 바당 올레길이었다.


그 곳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생겼는데, 윤슬이 예쁘게 내려앉은 바다를 배경으로 아이들 사진을 찍어 주려고 할 때의 일이다.


평평하고 넓은 돌 난간 위에 아이들을 앉혀 두고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 갑자기 경찰차 한 대가 우리 가족 앞에 딱 멈춰 서는 게 아닌가!


'앗... 아이들을 이렇게 돌 난간 위에 앉혀 두면 안 되나...? 제주에서는 법에 걸리는 일인가...?'


우리 가족은 어떤 범법 행위를 한 건지 몰라 당황한 채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경찰차에서 내린 경찰관 두 분이 진짜로 우리를 향해 걸어 오시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아이들에게 조심하라고 일러두고, 돌 난간 위에 이렇게 앉혀둔 순간! 경찰차가 멈춰 섰던 것...



가족 사진 한 장 찍어 드릴까요?


인상 좋으신 경찰관 두 분께서 이렇게 첫 마디를 건네셨다. 얼음 상태로 굳어 있던 우리 가족은 그제서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었다.


"순찰 중이었는데 가족들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서 잠깐 멈췄습니다!"


"아... 너무 감사합니다~ 사진 찍어 주세요!"


휴대폰을 건네 드리자 이리저리 각도를 맞춰 가며 사진을 찍어 주시던 경찰관님! 덕분에 우리 가족은 바다를 배경으로 소중한 가족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어디 가는 길이야, 얘들아?"


"저희, 올레길 4코스 걷고 있었어요!"


"오늘은 올레길 4코스 꼭 완주해야 되거든요~"


"와~ 대단하다 너희들! 꼭 완주할 수 있기를 아저씨들이 응원할게!"


아이들이 올레길을 걷고 있다고 하자, 경찰관님들은 아낌없는 칭찬과 응원을 보내주셨다. 덕분에 아이들은 꼬마 올레꾼으로서 자긍심을 제대로 느끼는 듯 했다.


잠시 후 경찰관님들을 태운 경찰차가 우리 시야에서 사라져 갔고, 그제서야 아이들은 숨겨 두었던 본심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 엄마! 우리가 뭐 잘못 해서 경찰 아저씨가 잡으러 온 줄 알았어!"


"힝~ 나는 경찰 아저씨한테 누구라도 잡혀 갈까봐 무서웠다구!"


"엄마는 우리 딸들이 너무 귀여운 죄로 체포해 가시는 줄 알았네! 휴~"


이래서 죄 짓고는 못 산다는 말이 있구나ㅠㅠ 죄를 지었으면 아이들보다야 내가 더 지었을테니, 엄마인 나를 잡아 가실까봐 잔뜩 쫄았는데... 티 안 났겠지...? ㅎㅎ


친절한 경찰관님이 찍어주신, 귀하디 귀한 가족 사진^^




올레길을 걷다 보면 정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마을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기도 하고, 올레꾼으로 추정되는 여행자들이 잠시 쉬어 가기도 하는 공간!


우리 아이들에게 올레길을 걷다 마주치는 '정자'는 무조건 드러 누웠다 가야만 하는 곳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에 꼭 들르는 것처럼, 정자를 그냥 지나치는 건 용납이 안 되는 모양이었다.


"와, 저기 정자 보인다 언니!"


"엄마 아빠! 우리 먼저 정자까지 달려 가서 쉬고 있을게~"


아이들은 정자만 보였다 하면, 없던 힘도 쥐어 짜내서 달리기 결승선 삼아 달려 나가고는 했다. 정자까지 뛰느라 소모된 체력은 정자 위에 누워서 쉬는 것으로 보충했고.


아이들이 드러 누워 있는 정자에 들어서면, 한 폭의 액자 속에 들어 간 기분이 었다. 주변에는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저 멀리서는 햇살을 머금은 바다가 은은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아이들과 한참을 누워서 뒹굴고, 집에서 바리바리 싸온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다 보면 신선 놀음이 따로 없지 싶었다.


올레길을 걷다 지친 우리 가족에게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는 정자는 마치, 사막 위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올레길 위의 오아시스! 우리 아이들이 드러눕기 좋아하던 정자 :)




아이들의 '돌길' 사랑은 여전했다.


잘 닦여진 올레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바다쪽 돌길로 내려 가고 싶다던 아이들! 길이 있으면 몰라도, 곧 길이 끊길 게 보일 때는 그냥 놔둘 수가 없었다.


"얘들아, 올레길로 걷게 다시 올라와! 그 쪽으로 가면 길이 없어~"


엄마의 간곡한 설득에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다시 올레길 위로 돌아오던 아이들! 자꾸 딴길로 새려는 아이들을 다시 올레길 위로 걷게 하는 게 나의 중요한 미션이 되었다.


웬만하면 그냥 두고 싶은데, 그리로 가면 길이 없단다ㅠㅠ 다시 돌아오렴~



올레길을 걸으며 아이들의 인생 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엄마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한 길로만 가기를 바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일명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는 마음이랄까.


그러나 부모가 원하는 길로만 아이들이 가려고 하겠는가. 아이들은 진짜 길 위에서도 험하고 울퉁불퉁하고 넘어지기 쉬운, 그런 아찔한 '돌길'을 선택하는데 말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아직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나는 아이들이 다치거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길로 안내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올레길 위에서도 그 의무를 다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 길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 오면, 그 때는 반드시 아이들에게 '길'에 대한 주도권을 넘길 예정이다. 자신의 길을 선택할 자유와 책임은 오직 본인에게만 있다고 생각하기에.


대신 엄마의 사랑을 가득 담아, 아이들에게 이렇게 꼭 말해줄 것이다.


엄마는 니가 어떤 길로 가든지 언제나 응원할 거야! 그 길을 선택한 너 자신을 믿고 힘차게, 그리고 꿋꿋이 걸어 나가렴!


너희가 커서도 험한 돌길이 좋다고 하면, 그 길로 간다고 해도 열렬히 응원할게!




아이들은 지루한 길도 재미있게 만드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햇빛을 피할 곳이 전혀 없는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했을 때, 큰 아이가 먼저 '끝말잇기'를 하자고 제안해 왔다. 그냥 걸으려니 지루한데다 더 힘들게 느껴진다는 게 이유였다.


'끝말잇기? 까짓 거! 아이들이 걷는 데 힘이 된다면야 못할 것도 없지!'


이런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끝말잇기였다. 그런데 끝말잇기는 끝날래야 끝나지가 않아서 '끝맛잇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 오죽하면 엄마 아빠가 제발 그만 하면 안 되겠냐고 부탁했을까..ㅋㅋ


물론 '끝말잇기' 덕분에 아이들의 투덜거림이 잦아 들어 좋았고, 아이들의 국어 실력도 점점 일취월장 하는 것이 느껴져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분이 들긴 했다.


그 후로 매번 올레길을 걸을 때마다 '재미' 요소가 떨어지는 구간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끝말잇기가 등장했다. 아이들에게 올레길 걷기의 '꿀잼' 조미료가 되어 준 끝말잇기에게 감사를 전하며 :)


끝없이 이어지던 아스팔트 길 위에서 계속 된 '끝말잇기' 놀이!




제주에는 옥돔역이 있다?!


올레 4코스를 걷다 보면 큰 옥돔 한 마리가 반겨주는 마을이 나타난다. 바로 남원읍 태흥2리인데, 이 곳 특산물이 옥돔인지 '옥돔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그리고 옥돔 마을에는 '옥돔역'도 있다. 실제 기차가 다니는 건 아니고, 카페로 운영 중인 '간이옥돔역'과 최근(2024년 6월쯤)에 오픈한 식당인 '옥돔역'이 함께 자리 잡은 곳을 말한다.


옥돔 마을과 옥돔역 :) 올레길을 다 걸은 후에도 남편과 제가 종종 산책 가는 곳입니다^^


카페 '간이옥돔역' 문이 열려 있었다면, 잔뜩 지친 아이들에게 시원한 음료라도 한 잔씩 사 주었을 텐데! 우리가 올레길을 걷던 3월에는 그 옆에 새로 짓고 있던 '옥돔역' 공사로 인해 문이 닫힌 상태였다.


아이들과는 문 닫힌 '간이옥돔역' 앞에서 기념 사진만 찍고는 다시 올레길을 걸었다. 최근에 남편과 산책하면서 살펴 보니 '옥돔역'과 '간이옥돔역' 모두 정상적으로 영업하더라^^ (2024년 6월 현재)


올레길 4코스를 걷게 된다면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옥돔역'을 만나게 될 거예요!


2024년 3월, 올레길을 걸으며 처음 알게 된 옥돔마을과 간이옥돔역
2024년 6월, 남편과 둘이서만 산책하다가 다시 들른 옥돔역!




아이들은 '옥돔역'보다 '물놀이장'에 더 관심이 많았다.


여름에 물놀이 하러 오기 딱 좋아 보였던 그 곳의 정식 명칭은 '옥돔역 물놀이장'이었다. 아이들은 반가운 놀이터가 보이자 한달음에 달려 가더니, 가방을 벗어 던지고서 열심히 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바다도 바로 앞에 있고, 아이들 노는 모습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물놀이장이 여기 있었다니! 올레길을 걷게 된 덕분에 여름에 방문할 핫플레이스를 하나 알게 되어 득템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옥돔역 물놀이장'이란 이름에 걸맞게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딱팔딱 뛰어 놀고 있었다. 하긴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어린이 입장에서는 올레길 걷기보다 놀이터에서 노는 게 훨씬 재밌을 테지 :)


아이들의 그런 마음을 알기에 실컷 놀 수 있도록 넉넉히 시간을 주었다. 덕분에 나도 남편과 평상에 드러누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올레길에서 만난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천국과도 같아 보였다!

 


엄마, 놀이터에서 놀고 났더니 힘들어서 더 못 걷겠어!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땀을 뻘뻘 흘리며 땡볕 아래 놀이터에서 한참을 뛰어 놀며 아이들이 체력을 다 소진해 버린 것이다. 다시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여지없이 낑낑거렸다.


혓바닥을 쭉 내밀고 헥헥-대는 아이들 모습이 마치 강아지를 보는 듯 해서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다. 올레길 걷기가 뭐라고, 아이들에게 이 고생을 시키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남편은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채찍(?)을 휘두름과 동시에 당근도 던져주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집으로 갈까? 여기까지 걸어온 게 아깝지 않아? 남원 포구 도착하면 아빠가 맛있는 치킨 사줄게~ 치킨 먹으러 얼른 가자!"


아빠 교관(?)님은 능수능란하게 아이들을 이끌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잘한다 잘해! 우리 여보 최고다!


아빠 교관님의 지휘 아래, 열심히 걸어 가는 딸들이 저 멀리 보입니다!




구름도, 하늘도, 바다도,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올레길을 걷는 묘미는, 걷고 있는 모든 순간마다 풍경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내가 몇 걸음만 옮기면 불과 몇 분 전까지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하던 절경이 연이어 펼쳐지고는 했다.


해의 위치에 따라 혹은 구름의 양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하늘과 바다의 색깔이 바뀌었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필터를 쉼없이 갈아 끼우는 것만 같았다.


걷는 내내 감탄하다가, 사진으로 그 찰나를 담아 보려 애쓰다가, 결국엔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쌩눈으로 열심히 감상하는 행위가 무한히 반복될 뿐이었다.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서, 더없이 소중한 올레길 걷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늘과 바다 빛깔이 너무 아름다웠던 태흥리 포구! / 낚시하는 분들 구경하는 우리 집 어린이들^^




하얀 모자를 쓴 한라산이 참 예뻐 보였던 길!


나중에 돌아보니 3월에 유일하게 걸었던 올레길이 4코스였다. 하얀 눈 모자를 쓴 한라산을 오른편에 둔 채로 내내 걸을 수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좋았는지 모른다.


물론 늦가을이 되면 다시 하얀 모자를 쓴 한라산을 만나게 되겠지만! 내년 3월이면 우리 가족은 제주에 없다. 우리의 제주 일년 살이는 내년 2월이면 끝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3월에 걸었던 올레 4코스 길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우리 집과 잘 이어져 있는 길이라, 남편과 나는 수없이 자주 이 길을 곱씹어 걷고 또 걸었다.


아마 육지로 돌아간 뒤에도 눈을 감으면 가장 선명히 떠오르는 길이 될 것만 같은 올레길 4코스! 벌써부터 이 길이 그리워질 것만 같아, 더 애정을 담아 이 글을 쓰고 있다.


하얀 모자를 쓴 한라산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이 길 위에서 :)



엄마~ 우리가 드디어 해냈어요! 올레길 4코스 완주 성공!


드디어 눈에 익은 곳이 나왔다. 우리 가족 모두의 올레 패스포트를 샀던, 남원 포구 앞 제주 올레 안내소! 목표로 했던 4코스 도착 지점이 바로 여기였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올레길 완주 스탬프를 찍게 되어서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내 몫의 스탬프를 찍던 와중에, 4코스 페이지에 3코스 스탬프가 엉뚱하게 찍힌 걸 발견하게 되었다지...^^;


아무렴 뭐 어때,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올레길 한 코스를 완주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지! 신나는 마음으로 삼각대를 이용해 역사적인 가족 사진도 몇 장 찍었다.


"너무 고생했고 대단하다 얘들아! 올레길 4코스 완주라는 그 어려운 걸 너희가 해냈어!"


아이들 얼굴에는 자신감과 뿌듯함이 충만해 있었다. 그런데 완주 직전까지도 다리가 아파서 더는 못 걷겠다고 아우성이던 아이들이, 스탬프 찍는 곳 바로 옆에 있던 놀이터를 보더니 갑자기 뛰어 가네?


"아니, 너희 다리 아프다매~ 못 걷겠다고 했잖아!"


"나 이제 다리 안 아파~ 노는 건 하나도 안 힘들어!"


"아빠가 치킨 사올 때까지만 놀다 올게~ 엄마!"


역시, 아이들 체력은 어마무시한 것이었다. 엄마인 나는 발이 퉁퉁 부은 것 마냥 아파서 진짜로 더는 못 걷겠다 싶은데, 아이들은 다시 놀이터에서 날아 다니고 있었다.


다음 올레길을 걸을 때 아이들 입에서 '더는 못 걷겠어', '너무 힘들어' 등의 말이 나오더라도, 가볍게 넘겨야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던 나였다.


 

올레길 4코스 완주 스탬프를 찍으며 :)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던 시간!




올레길 4코스 완주의 피날레는 '치킨'이었다.


아름다운 남원 앞바다가 보이는 한적한 정자에 앉아, 온 가족이 치킨을 야무지게 뜯어 먹었다.


열심히 걷고 난 뒤 먹는 치킨이라 이렇게 맛난 건지, 바다를 보며 야외에서 먹어서 맛난 건지, 그냥 이 집 치킨이 맛난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을 만큼 꿀맛이었던 치킨!


최근에도 이 때 먹었던 맛이 생각나, 이 집 치킨을 또 먹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 '올레길 4코스 완주 후 먹은 치킨'으로 소개하니까 '아 그 때 바다 보이는 정자에서 먹었던?'이라고 바로 알아 듣는다.


아이들 기억 속에는 올레길 4코스 역시도 '다 걷고 나서 치킨 먹었던 길' 정도로 기억 되겠지만, 그 또한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추억인 거라고 생각하니 참 좋았다.


올레 4코스 완주 후, 치킨을 맛있게 먹었던 추억의 정자!



얘들아, 우리 다음 올레길 목표는! 하루 안에 한 코스를 다 걸어 보는 것으로 하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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