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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리봉봉 Feb 12. 2024

삼겹살 깔끔하게 먹는 꿀팁

설연휴에 떠나자!!!

  설날이 끝났지만 '우리에게 휴일이 남았다! 야호! 신난다 신나~' '이건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기회이다.' 남은 이불 빨래를 마저 돌리고, 2박 3일을 위해 집 냉장고를 털어본다. 급하게 물을 끓여 통에 담는다. 우린 오고 가는 차에서 물을 엄청 먹는다. 집에서는 생수를 먹어도 음료수를 덜 먹기 위해서라도 보이차를 끓여 담는다. 이러고 숙소 가서 올 때 먹을 물을 한번 더 끓이기 위해 티백까지 챙겨본다. 난 여행 가서도 영락없는 부엌지킴이이다. 그에 맞서라 오래간만에 생긴 여유에 감성적인 모드를 장착한 신랑은 밤 11시에 커피빈을 볶아낸다. 자욱해지는 거실에 고소 우면서도 탄내가 아주~ 급하게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돌려보지만 돌이킬 수가 없다. 감을 잃어 안타깝게도 태웠다는 체리아빠는 화장실로 가서 선풍기질을 하며 커피껍질을 벗기고 온갖 쇼를 하며 기름진 빤짝빤짝 까만 보석으로 만들어온다. 숙소에 가서 추운 겨울바람을 느끼며, 바다뷰를 보며 커피 함 내려보자고~

그리고 3일이니까 4 × 3 = 12, 12개만 챙겨보자며 사과를 꺼내본다. 사과는 등산하고 먹을 때, 여행하며 차에서 숙소에서 먹을 때 제일 개운하고 맛있다. 우리 집은 과일값이 정말 많이 든다. 반찬은 안 사도 과일은 음청 먹어  마이너스이다.

그럼 드디어 출발이다. 설 연휴동안 너무 많이 먹어 아침, 점심은 생략인데.... 소떡소떡을 드셔야 한다는 체리양~ 출발하자마자 휴게소에 들러 소떡소떡과 떡볶이를 먹고 출발한다.

그리고 지~인짜 출발! 도착지까지 화장실도 없다. 달린다~달려! "지금부터 자! 둘이 싸우고 엄마 게이지 올리면 핸드폰이고 뭐고 없다." 그 덕에 2시간 반을 고이 누워 자는 체리와 봉봉이다. 그럼 아빠는 연 짱으로 달리고 달리는 레이서가 된다. 3시간 정도의 거리는 가야 여행하는 것 같다는 체리아빠이다.

드디어 도착! 오다가 삼겹살과 과자, 콜라 한가득 장을 보고 숙소로 들어온다. 여기에 오십 번은 왔지만 새로 생긴 이 숙소는 진짜 넘버원이다. 바다뷰에 휴양림 같지 않은 멋진 최고급 콘도 같은 것이 아주 맘에 든다. 매번 왜 우린 하얀집(휴양림)만 가냐는 말에 싸서 그렇다는 말은 못 하고 자연친화적인 숙소를 좋아한다며 둘러댔지만 오늘은 아이들도 어른도 감탄하며 '우와~ 우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배고프다.' 점저를 먹기 위한 계획이 무너져 급하게 사온 삼겹살거리를 세팅해 본다. 일단 2일 동안 먹을 쌀을 안치고, 쌈장, 마늘장아찌, 깻잎, 파김치, 허브솔트를 꺼내 간편식 삼겹살상이 차려진다.

기름튀김 방지용 박스를 재단하여 자르고 기름받이 종이컵까지 받치면 준비 끝!!! 세팅 후 부탄가스를 안 사 급하게 편의점에서 사 오는 오차를 만들긴 했지만 박스받이는 아주 특허등록을 할 만큼 훌륭하다. "오빠양~ 오늘도 한 건 했구나!" 부탄가스 사 오는 길 일몰이 멋있다고 나갔는데 한발 아니 두발 늦었다. '괜찮아 우리한텐 내일이 있으니까~'

박스, 볼수록 맘에 든다. 기름튀는 각도를 고려하여 높이와 사방으로 튈 틈 없이 성벽처럼 높게 막아주어야한다. 바닥도 벌어지면 그 사이로 기름이 새거나 튀기에 바나나박스도 무난하게 오케이다. 다만 벽과 지붕이 약한게 오점. 박스 두께도 두꺼워 기름이 샐 염려가 전혀 없다  '기름의 적들이 침투하지 못하게 철두철미하게 막아내랏!!!' 뒤처리가 아주 쉬워진다. 이거 매일 먹을 수 있겠는걸... 마침 사온 하나로마트표 삼겹살이 두께도 도톰하고 쫜득쫜득 너무 맛있다. "엄마 콜라 먹어도 돼?" "되겠니? 안돼!" 봉봉이는 콜라를 좋아해서 고기를 먹기도 전에 콜라를 찾지만 물배 채우는 식사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다 키 안 큰다!" "5개 더 먹으면 콜라 한 컵 줄게~" 아들 키우기에는 무조건 딜이다. "3개 더 먹어!" 고기 2팩을 사 왔는데 이게 남는다. 이제 아이들이 사라졌으니 엄마와 아빠는 다리를 쭈욱 피고 먹어본다. 식어도 고기는 맛있다. 뒤처리도 할 게 없고 간편하다. 사실 크게 한 것도 없는데 설날의 후유증을 달려며 그저 기분 좋은 저녁이다. 낼 아침도 남은 삼겹살을 먹어야 할 판이다. 내일 일은 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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