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에 초밥은 서비스

<아내를 위한 남편의 식탁 ep. 02>

by 강채리


그런 음식들이 있다.

그 메뉴 하나만 먹자니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드는.


이를 테면, 족발을 먹는데 쟁반국수가 없으면 아쉽고

칼국수 곁엔 언제나 만두 자리가 있어야 하며

쫄면에 김밥이 없으면 야박하게 느껴진다.

닭발을 먹는데 주먹밥이 없는 건 상상하기도 싫고

매운 주꾸미 볶음에 고르곤졸라 피자를 함께 주는 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메밀국수엔 돈가스든 초밥이든, 뭔가 메밀국수보다 더 거창한 음식을 곁들이고만 싶다.





파나마엔 한국 슈퍼가 없다.


중국 슈퍼에 가면 기본적이라고 하기엔 제법 풍족하고

필요한 것이 다 있다고 하기엔 한없이 부족한 정도의, 한식과 일식재료를 함께 판매한다.


내 기준에서 메밀국수와 육수는 기본적인 식재료의 범주에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하여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중국 슈퍼에 가보니 메밀국수와 육수를 팔고 있었다.





"메밀국수 먹을 거면 연어초밥 같이 만들어 먹으면 되겠다. 우리 연어 남았지?"



나는 파르르 떨리는 남편의 눈을 보았다.

그 귀찮음의 떨림..


"어..? 연어초밥..?"


"응. 메밀국수랑 연어초밥 너무 잘 어울리지 않아??"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밥에 뭐든 그냥 얹기면 하면 초밥이 되는 줄 아는 나는 당당하게 초밥을 요구했다.


"근데 임신부는 연어처럼 큰 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건 안 좋아."


"그럼 익혀서 얹으면 되잖아."



남편은 별다른 대답 없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연어초밥까지는 너무 귀찮은 요구였나? 생각했는데,

저녁 밥상엔 조금 투박하게 생긴 (익힌) 연어초밥이 메밀국수와 함께 차려졌다.



연어초밥과 메밀국수를 먹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엄마.. 나 시집 잘 간 거 같아..!!!'









남편의 레시피


▶초밥:

뜨거운 밥에 식초, 소금, 설탕을 섞은 양념으로 밑간을 해둔다

연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프라이팬에 식용유로 굽는다(버터로 구우면 느끼하다)

양파는 얇게 채를 썰어 물에 담가 둔다(매운맛을 줄이기 위함이다)

위의 세 가지를 합쳐서 초밥 모양으로 만든다.


▶메밀국수:

메밀 면을 삶는다. 차가운 물로 면을 씻고 얼음물에 헹궈서 물기를 뺀다.

무를 간다. 갈아둔 무의 물기를 쫙 뺀 후 뭉쳐둔다.

시판되는 메밀국수 육수에 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는다(입맛에 따라 조절한다. 남편은 물 7:육수 3 로 했다고 한다)

와사비와 송송 썰어낸 파를 준비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꼬리곰탕에 순대 토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