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냉장고는 냉동실도 냉장실도 보통 80%는 차있는 편이다. 음식을 할 수 있을 때 미리미리 해두는 게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일주일치 아침 식량. 아침에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나의 주밀 일과 중 한 가지는 일주일치 아침밥을 준비해두는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부터 배가 고프고 아침으로 삼겹살도 구워 먹던 나였는데... 아침에 밥 차려 먹기가 힘들어 간단하게 먹기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밥에 반찬이 잘 안 먹힌다. 한 가지를 계속 먹는 건 지겨우니까 나름 바꿔보려고는 하는데 보통 겨울에는 수프, 군고구마 정도? 여름에는 그린스무디, 요구르트, 사과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중에 레몬 큐브가 들어가는 건 그린스무디.
그린 스무디는 케일, 샐러리, 바나나를 통강통강 잘라 비닐에 넣어 같이 얼려둔다. 한팩 꺼내서 우유와 마가루, 치아시드, 사과식초, 카카오 닙스, 레몬즙에 매실청을 넣고 갈아주면 된다. 그냥 먹기 어려운 것들을 모아 모아 갈아 마시다 보니 깔끔하게 맛있는 주스는 아니다. 동생은 쳐다도 안보더라. 블루베리를 넣어주면 맛은 괜찮은데 여기서는 색이 문제다. 케일의 초록색도 강력하고 블루베리의 보라색도 강력해서 둘이 만나 먹을 것이 아닌 색이 탄생한다. 눈 감고 마셔야 한다.
이렇게 아침에 그린스무디를 갈아 마시는데 그때마다 레몬즙을 짜서 넣는 것은 사실 어렵다. 맨손으로 짜면 무지 힘들기도 하고, 재료를 한 대 때려 넣고 '우웅~'하고 갈리는 동안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원샷 때리고 나가는 나의 타이트한 아침 일정에 '레몬즙 짜기'가 들어올 틈은 없다. 그래서 나는 미리 한 번에 만들어둔다.
*레몬 씻기
1. 큰 보울에 레몬을 넣고 식초와 베이킹 소다를 솨악
2. 1을 꺼내 씻었으면 이제 고무장갑을 끼고 굵은소금으로 벅벅
3. 사실은 뜨거운 물에 살짝 겉을 씻는 과정까지 하면 완벽하지만 껍질채 쓰는 청을 담그는 것이 아니므로 레몬즙을 짤 때는 뜨거운 물은 건너뛴다.
*즙 짜기
내꺼랑은 다르지만 뭔가 이런식으로 생겼다.
4. 하나씩 손으로 짜는 기계밖에 없다면... 사실 한 번에 10개씩 하는 게 무리이므로 그때그때 짜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나에게는, 착즙기가 있다!!!
*얼리기
5. 이렇게 착즙기로 레몬즙을 짜고 나면 얼음틀에 넣고 얼려주면 된다.
그린스무디에 넣어도 좋고 그냥 물에 큐브 2~3개 넣어 레몬수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따뜻하게 마실 때는 홍차를 타고 작은 큐브를 하나 띄운다. 시트러스 향 덕후이기 때문에 어울리는 곳 안 어울리는 곳 모두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