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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na Sep 06. 2017

#37. 작고 작은 점이 되어 없어질 것 같다

어른이 되곤 점점 작아지고 옅어진다.

숨이 턱에 차도록 뛰어보거나
목청이 터지도록 큰소리를 낸 건 언제일까
점점 작게 작게 움츠러들다 작은 점이 되어 없어질 것 같다

어른이 되고는 더이상

팔다리를 휘두르며 전속력으로 뛰거나 손을 입가에 모아 소리치지 않는다.


주변에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조용 말하고

다른 이와 부딪히지 않게 조심조심 움츠린다.

자꾸 더 조심하고 조용하면서 숨소리도 나직하게 내뱉고 나면

생명력이 옅어지고 배경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점점 쪼그라들다 작고 작은 점이 되어 없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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