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nna Jul 16. 2021

#95.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면 잘못된걸까

적당히 하고 싶으면 나쁜 마음인가

밤낮으로 자기 일에 몰두하는 건 멋진 일이겠지
근데 회사를 다니다보니, 별 보상도 없는 회사일에 왜 그렇게 내가 괴로워야할까 싶은거야
근데 그런 나를 게으르고 열정없다고 비난하는 내가 또 있고..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에 남아 누가 시키지도 않은 잔업을 하고, 그러고도 집에 와서 서류를 검토하더니 주말에도 전화 한 통에 날아와 문제를 해결하고..드라마 주인공들은 다들 그렇게 일이 곧 삶인 것처럼 열심히 하던데.(물론 회사가 본인 꺼일 때도 있지만)

내가 다니고 있는 남의 회사는, 대단히 큰 잘못이 아니면 잘리지도 않지만 뭐 좀 열심히 한다고 특별히 챙겨주는 것도 없어서일까. 초년생 땐 더 열심히 했던 것도 같은데 중견사원이 된 지금은 어째 '꼭 열심히 해야할까..'같은 마음이 자꾸 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할 일을 안하는  아니지만.. 내가 내 일에 완벽을 기하려고 굳이 하는 애씀들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자주 된다. 내 일이 내 것이 아닐 때가 많아서일까.

그런 기분이 들 때면 '그냥 그럼 적당히 하지,뭐' 하고 쿨해지고 싶은데, 주인 의식도 없고 나태하고 게으르다며, 아직 20년은 더 일해야 할텐데 벌써 이러면 어쩔거냐고 다그치며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내면의 소리는 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초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한겨울을 생각하면 제일 두꺼운 패딩은 차마 빨리 못꺼내겠는 것처럼, 이미 조금쯤 지친 느낌인데 아직 지치면 안될 거 같은 기분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언제쯤이면 좀 지쳐도 괜찮은 걸까.

이전 21화 #93. 대화를 잘하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