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일요일 11.

내가 좋아하는 것이 전부

by 빵챙

가느다란 머리칼을 살랑이는 느릿한 바람. 도서관 창가 자리에 앉아 내 취향들로만 단단히 새겨진 책을 쌓아놓고 느긋이 읽고 있다. 공간은 사부작사부작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전부.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어가기로 결정한 후, 평일의 달큼함을 맛보는 일에 배가 부르다. 하늘 쳐다보는 일이 잦고 길고양이와 사근사근 대화하는 날이 많아졌다.

카페 내 침착하게 흐르는 재즈와 보송한 생크림 가득한 케이크. 나직하게 떠 있는 형태 없는 구름을 바라보는 날들. 포실한 오후의 빛을 가르며 타는 자전거. 취향을 편식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계속 이어나가고픈 이기적이고 순진무구한 어린아이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마스다 미리의 신작
도서관 창가자리에서 보이는 나무
좋아하는 카페에서의 독서
올망졸망한 빛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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