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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Jul 18. 2024

포물선을 그리며 사는 것(Parabola)

포물선(Parabola) : 한 직선과 하나의 정점에 이르는 거리가 같은 점들의 자취


언제부터인가 직선보단 포물선이 좋아졌다.

인생이 직선처럼 우상향 할 것이라는 기대를 놓은 다음부터였다.

생각보단 그런 일도 많이 없고 이제는 그게 내 운과는 조금은 거리가 멀어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수필집을 보다가 '포물선 같은 음악'이라는 표현을 듣고 

포물선 같은 삶에 대한 생각을 시작했다.


직선처럼 떨어지기도 했던 날들...

직선처럼 날아오르기도 했던 날들...

몇몇 발자취를 굵은 점을 찍으며 세상 밖으로 나갔다.

몇 개의 점은 들쑥날쑥하기도 했으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 찍혔던 점은 나를 괴롭히기도 했고

때로는 너무나 감사한 행복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여전히 포물선을 그리며 어떤 점을 찍고 어떤 자취를 남길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래도 비 오는 날엔 따뜻한 아메리카노에 비에 젖은 원목나무 향이 가득한 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인생은 꽤나 행복한 나의 자취 중 하나겠거니 싶다.


치열하기도 비열하기도 했던 조금은 회색빛 자취들이 선을 그리며 지나왔다.

생각보다 꼬불꼬불했고 뒤엉켜있는 인생이었지만 그래도 한편의 정점으로 다가가는 길이었다.


포물선을 그리며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깨닫는다. 

정해져 있는 포물선의 삶에서 끝을 모르는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포물선을 살아가는 것.

삶이 한번뿐이라면 경험해보고 싶었다.

우리의 포물선은 남이 그리는 자취가 아닌 나만의 자취이길 바라게 된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7월의 오후

인생의 발자취에 흔적을 남기며 나만의 포물선을 만들다보면 

누구보다 높은 정점은 아니더라도 내가 행복한 정점은 오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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