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의 인간관계가 싹 정리가 된다. 이민, 이사, 퇴직, 이직, 결혼, 이혼 등 환경이 바뀐다. 성격, 말투, 행동, 가치관의 변화가 생긴다. 악재가 연달아 겹치고 죽을 만큼 힘든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무기력해지고 잡생각이 나거나 하고 싶던 어떤 일을 실행할 결심이 생긴다. 평소 관심 없던 분야에 관심이 생기고 열정이 생긴다.
사주에서는 '대운'이라는 것이 있다. 10년 주기로 성격, 환경, 가치관 등 그 사람에게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대운은 0~9까지 사람마다 다르다. 운의 흐름도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의 순리대로 갈 수도 있고, 가을에서 여름으로 역행할 수도 있다. 계절을 반대로 가는 사람들은 인생에 극적인 일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2 대운으로 12, 22, 32, 42... 세마다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실상 어릴 때는 부모 돌봄 하에 있을 가능성이 많으니 20대까지는 본인의 사주보다는 주변인의 사주와 관계성이 더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30대부터는 운의 흐름을 잘 봐야 한다.
나는 32 대운을 정말 크게 맞았다. 6년을 알콩달콩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힘든 고통의 터널을 겪었고, 20년간 오랜 시간을 들여 아꼈던 친구에게 크게 실망하고 데면데면하게 되었다. 시간만 나면 어디든지 떠나는 여행이 취미였는데, 눈 반짝반짝하던 감흥이 사라졌다. 아이들을 어려워하던 내가 아기가 너무도 키우고 싶어졌다. 야무지고 똑 부러지게 자기 소신을 말하는 것을 좋아하던 모습보다는 주변을 배려하고 분위기에 맞춰 적당히 둥그스레 말하는 말투에 엄청난 관심이 생겼다.
즉, 나의 32세 전과 후는 마치 기원전 AD와 기원후 BC처럼 너무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다. 나에게도 생소한 나의 모습을 사주로 표현하면 이렇다. '내 인생 사주의 그래프는 스산한 가을의 환경으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곧은 소나무(목)의 기운이 내 인생에 들어왔다. 그간 쌀쌀맞고 차갑던 기운에 처음으로 따뜻한 나무를 성장시키고 싶은 기운이 들어온 것이다.'
'패기 넘치고 치기 어린 20대와 세상 물정 알게 되고 성숙해진 30대의 차이야~.'라고 할 수도 있다. 원래 힘든 일을 겪으면 사람이 그만큼 성장하니까. 그럼에도 놀랄 만큼 맞아 들어가는 '대운'이라 신기했다.
좀 억울하다. 대운이 바뀐다는 것을 알았으면 보다 조심했을까?
내게 새로 들어온 상관(말발, 개성)의 힘을 남자친구에게 덜 써서 인내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신강한 편인데 나도 모르게 부리던 고집과 욕심을 줄이는 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받았으면 어땠을까?
정해진 운명이라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었을까? 궁금해진다.
대운을 배우고 나니, 사주를 보고 '이때쯤은 이걸 조심하면 좋겠다' 하며 대비를 하게 된다. 사람마다 봄에서 겨울까지 자기만의 인생 흐름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맞지 않는- 운 없을 시기는 언제든 무조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앞서가는 타인의 성공에 질투하며 못난 나를 자책하기보다는, 사주에 나오는 나의 활짝 필 시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대운 바뀔 때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맞이하는 시기로 보면 좋을 것 같다. 내게 새로 들어온 기운이 나를 새로운 마음으로 인도한다. 어차피 닥칠 인생의 흐름이라면 긍정적인 마음이 받아들이는데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대운 흐름을 알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인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지 않을까?
대운이 바뀔 때는 조심하자. 대운에는 사람이 변화하고, 새로운 나에게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리니까. 혹시나 주변의 소중한 사람이 대운이 바뀌는 시기라면 함께 시간을 겪으며 기다려주고 배려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