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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x Dec 17. 2021

소천

아이들 초등학교 때, 여섯 가족이 캠핑을 다녔다. 한 가족에 아이들 둘씩, 총 16명의 대가족이었다. 아래 사진은 첫 캠핑 때 사진인데 저렇게 작은 꼬맹이들이 이제는 180cm가 넘는 총각들이 되어버렸다.

캠핑은 수년간 이어졌는데, 아이들이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인가 아이들도 바빠지면서 시들해지고 말았다. 캠핑은 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모여 밥도 먹고 수다도 떨고 왁자지껄한 모임은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엊그제 그중 한 가족의 아빠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장례식장에 모인 캠핑 멤버 여섯 가족들 말을 잇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내가 말했다.

"이제 우리 나이도 언제 죽어도 이상한 나이가 아니야. 당신도 조심해."

죽음을 지칭하는 단어는 여러 가지지만, 돌아가신 분이 개신교 신자였으므로 소천하셨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우님,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근심 걱정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내시길. 너무 이른 나이에 먼 곳으로 갔지만, 나중에 만나면 소주 한잔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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