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 일기 1 >
‘주님, 이번 주 주일은 우리 목장이 식사 당번인데, 어쩌죠!’
‘성가대 연습이 있어서 식사 당번을 많이 못할 것 같은데, 목장 식구들한테 미안해서 어쩌죠!’
주일 봉사가 겹치는 날에는 여지없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디다 우선권을 두어야 할지 갈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성가대에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할지, 아님 주일날 예배드리는 오시는 성도들 분들의 식사를 준비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성경에 보면 베다니에 마르다와 마리아라는 자매가 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르게 되셨고, 마르다는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마리아는 예수님 발치에 앉아서 꿈적하지 않고 말씀만 듣고 있었다. 이를 본 마르다가 불만을 예수님께 말하는 장면이다.
마르다는 예수님께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이 많아 마음이 분주한지라 예수께 나아가 이르되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누가복음 10장 40절)”라고 부탁을 한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누가복음 10장 41,42절)”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다.
한 가지만 하더라도 족하다고.
마리아는 말씀 듣는 일을, 마르다는 손님 먹을 음식을 하는 것 모두 다 귀한 일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다만 마리아가 예수님 발치에 앉아서 말씀만 듣는다고 불만하지 말고 너는 네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마리아는 마리아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목사님께서도 성가대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나 식당 봉사로 먹을 양식을 준비하는 것, 모두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라 말씀하셨다.
이 말씀이 내 마음에 깊게 들어왔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각 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누가 뭐라고 한들 아무 문제가 없다. 또 내 일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께만 중심을 두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걸로 됐다.
언젠가 기독교 TV에서 한 여자 성도가 육아에 지쳐서 말씀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예배도 성실하게 드리지 못했을 때 하나님께서 성령님을 통해 “자녀를 키우는 것도 내게 예배한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고, 그 말씀에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래, 맞다!
하나님께서는 무엇을 하든지 내 마음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가 더 중요한 분이라는 것을 새삼 또 느끼며 자유함을 얻게 되었다.
내 양심은 나만 아는 문제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온전히 서 있는지, 신실한지, 정직한지만 늘 돌아보면 될 것 같다.
* 표지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