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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 May 15. 2022

병상일기 10

2019.4.16

새로운 날이 밝았다.

몸은 점점 멀쩡해진다. 병실에 갇혀 쳇바퀴 돌듯 지내니 '내가 왜 사나. 왜 이러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자꾸 들고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세상에서 하루하루 내 몫의 삶을 살아내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아픈 후에 알게 된다. 

어제 앞 베드와 옆 베드 할머님들이 담석 제거 시술을 받으셨다. 역시 시술과 수술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앞 베드 할머님께선 시술 후 계속 배고프다고 투정이셨다.


"배고픈데 밥도 계속 못 먹게 하네."


할머님들의 성화를 들으면서도 '큰 병이 아니라 다행'이라 웃을 수 있었다.

병실에 다른 한 분은 항암을 진행 중이신데 빈혈 수치가 낮아 수혈을 받으신다. 다른 한 분은 오늘 항암을 시작하신다. 수혈을 받으시는 아주머님은 작년에 췌장에 악성종양을 발견하고 항암치료 도중 간에까지 전이된 것을 확인하셨단다. 바로 실시한 항암치료제가 맞지 않아 종양이 더 커져버렸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좀 더 독한 항암제를 사용하실 예정이라시며 걱정이 많으시다. 


삶과 죽음. 모두가 겪는 일이지만

그 과정과 사연만은 각양각색이다.


오늘 하루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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