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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주세용 Mar 20. 2023

2023년 서울 마라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한강에서 열린 소규모 10km 달리기를 마치고 간 미용실. 원장님은 내 러닝화를 보고 본인도 러너라며 한참 달리기에 관해 얘기를 했다. 그러다가 동마 얘기가 나왔다. 동마를 신청했냐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동마가 뭐냐고 물었다.

제일 유명한 마라톤 대회라는 동마 = 동아 마라톤. 지금은 이름이 바뀌어 서울 마라톤. 그렇다면 나도 한번 뛰어봐야지 하고 신청했다. 나는 10km. 대회를 기다리며 유튜브에 러너들이 D-100일, D-77일, 이런 식으로 대회를 준비하는 영상이 종종 올라왔다.

나름의 스케줄로 LSD 훈련부터 템포런, 인터벌 등 훈련하는 영상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 얼굴도 모르던 분들이었지만 동마라는 한가지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되었고, 나도 그 대회에 참가한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물론 그렇게 영상을 준비하는 분들은 풀코스를 목표로 한다)

대회 당일. 올림픽 공원에 도착했고, 그렇게 많은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도로에 꽉 찬 참가자들. 풀 코스는 광화문 출발, 10km 출발은 올림픽 공원. 박보검도 참가한다는 아나운서의 노티스. 박보검이건 뭐건 나는 나의 달리기를 한다.

매일 차로 지나다니는 길을 뛰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도로 통제 때문에 항의하는 이들이 종종 보였다. 나 역시 그랬다. 동마를 할 때 도로 통제 때문에, 집에 돌아올 수 없었다. 그때의 짜증이 생각 나면서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

잠실역을 돌 때 군장을 메고 뛰는 이의 모습이 보였다. 20kg~30kg? 얼마나 힘들까? 그냥 뛰는 것도 힘든데. 그분의 가방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잠시 취해 있다가 마지막 1km 전력 질주. 후아. 끝.

기념 메달을 받고 바나나와 빵, 음료수가 들어 있는 봉지를 받고 나왔다. 집이 근처였기에 가는 길에 다 먹었다.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10km 달리기에 이런 호사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고마웠다. 이럴 때가 아니라면 언제 이렇게 서울 도로를 달려 보겠는가.

#서울마라톤

#달리기

#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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