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먹방 일기 (3) 마라탕

칠월 오일. 드래곤 핫 팟

by 최칠칠


멜버른에서 맞이하는 다섯 번째 아침이 밝았다. 벌써 내일이면 멜버른도 안녕이라니... 아침부터 든 우울한 생각도 잠시 우리는 어제저녁에 찾아서 신난 메뉴를 아침 겸 점심으로 먹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자고로 한국인이라면 국과 밥이 하나여야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난 그렇다. 난 밥만 먹다 보면 일주일도 안 되어서 국이 간절해지고 국물 요리만 먹다 보면 밥이 그립다. 그렇지만 여기는 호주다. 어딜 둘러봐도 밀가루 요리가 잔뜩인 곳. 그런 곳에서 국과 밥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국을 선택한다. 쌀밥은... 굳이 쌀 아니어도 현미나 보리가 있으니까... 눈물을 머금고 보내주겠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제저녁 호텔에서 국물 요리를 찾았다. 마라탕은 1년 전에 크게 유행을 타기 시작했던지라 그때 막 마라 맛을 보고 거기에 푹 빠졌던 우리는 호주에서도 마라탕을 먹자며 열심히 마라탕 집을 찾았고 한국과 맛이 아주 비슷하다는 마라탕 집을 찾았다! 중국 음식점답게 그곳은 우리가 방문했던 차이나타운에 있었고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한국에 있는 마라탕 집과 비슷했는데, 넣을 수 있는 재료 종류는 3배였다. 재료를 진열해두는 냉장고가 3개였는데, 하나는 통으로 해산물 전용이었고 하나는 면과 떡 종류, 하나는 고기였다. 사람도 어찌나 많은지, 우리가 들어가고 나서 바로 줄이 생겼다.


마라탕의 최소 기준을 확인했는데, 400g이었다. 한국 마라탕 집의 최소 기준과 비슷한 정도라고 느껴졌다. 그렇지만 막상 담기 시작하니 우리 둘이 한 그릇씩 시켜 먹을 양치고는 너무 많았다. 그래서 차라리 한 그릇에 2인분 양을 가득 담아 먹기로 하고서 서로 좋아하는 걸 다양한 종류로 조금씩 담아 계산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마라탕 이야기가 나오니 기다리는 동안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코코넛 음료를 팔지 않아 같이 먹을 수 없어 아쉬웠다. 코코넛 음료는 한국에서 처음 먹어본 음료인데, 검은색 바탕에 여러 가지 색깔로 꾸며진 캔 음료다. 음료 색깔은 하얀색으로, 나는 그걸 매울 때 먹으면 우유보다 더 빠르게 매운 느낌이 가라앉았다.



여기서도 마라탕을 먹는다고 흥분한 것도 잠시 기다리던 마라탕이 나왔다! 정말이지 딱 이 사진만 보면 여기가 호주인지 한국인지 잘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마라탕의 비주얼이 한국과 똑같았다. 알라와 나는 둘 다 마라탕에 고기를 넣는 편은 아니지만 점심 겸 저녁으로 마라탕을 먹고 그다음 저녁 식사 일정이 멀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어 고기도 넣어봤다.


고수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어째서 고수가 올라간 거지, 싶다. 하지만 저렇게 작은 크기의 고수 정도는 마라탕 냄새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지!


건두부부터 고구마 크림이 들어간 떡, 고기, 당면에 온갖 좋아하는 식재료에 얼큰한 마라 국물까지! 혈당에 마라 농도도 충전하고 국물도 원 없이 먹은 우리는 힘을 내서 오늘의 첫 일정을 시작하러 떠났다.


그 첫 시작은 로열 아케이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