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오일. 패더레이션 광장과 알렉산드라 정원
멜버른의 하늘과 도심을 보며 퀸즈 다리를 걸었던 건 오늘의 의도치 않았던 프리뷰였던 건지, 오늘의 첫 방문지는 유레카 타워였다. 유레카 타워는 멜버른 남부에 위치해 92층 높이의 주상복합 빌딩으로 호주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63빌딩 상층에 레스토랑이 있는 것처럼 유레카 타워 89층에도 레스토랑이 있다고 하니, 다음에 방문한다면 꼭 들리시어 후기를 남겨주시라!
이 유레카 타워에 가기 전에 우리는 적당하게 그 주위를 기웃거렸다. 주로 야라 강 주변을 둘러봤는데, 야라 강 남쪽에 위치한 사우스 뱅크 가와 알렉산드라 정원, 프린스 다리였다.
사우스 뱅크 거리를 걸으면 왼쪽에는 야라 강이, 오른쪽에는 여러 건물이 쭉 줄 서 있다. 그중 쇼핑몰 안에도 구경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1층에서 3층까지만 쇼핑몰이고 그 위층부터는 다른 용도로 사용된 건물인듯싶다. 쇼핑몰 내부에서는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수영복, 코트까지 팔고 있었는데, 품목만 보면 여기가 정말 겨울인가 싶었다.
짧은 쇼핑몰(?)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야라 강 동쪽을 향해 걷고 걸었다. 그럼 퀸즈 다리 오른편에 위치한 프린스 다리가 나타난다. 프린스 다리 위쪽으로 올라가면 왼쪽에는 플린더스 역이 나오고 오른쪽에는 페더레이션 광장이 보인다. ㅁ 모양으로 보면 꼭짓점마다, 선마다 볼거리가 있는 셈이다.
유레카 타워로 가야 했는데, 자꾸 우리는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첫날에 잘 보지 못한 페더레이션 광장이 궁금해진 것이다. 스치듯이 봤던 페더레이션 스퀘어를 맑은 날, 제대로 된 체력으로 다시 구경하고 싶어 프린스 다리를 위로 걸어 다시 멜버른 북부에 도착, 페더레이션 스퀘어로 향했다.
확실히 우리가 방문했던 첫날이 늦은 시간이 맞았던 건지, 점심에 다시 방문한 페더레이션 스퀘어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붉고 하얀 벽돌이 광장 바닥을 가득하게 메웠고 한가운데 있는 공연장에서는 인디 밴드로 보이는 뮤지션들이 차례로 나와 노래를 불렀다. 콘서트는 딱 한 번 가본 적 있는 나로서는 굉장히 반가운 분위기였다! 광장이고 딱히 이렇다 할 자리는 없었지만 다들 바닥에 털썩 앉아서 구경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라 나와 알라도 적당한 구석에 앉아서 음악을 들었다. 이런 종류의 공연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구경한 경험이었는데, 이런 재미야말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참 운이 좋았지.
다시 프린스 다리를 아래로 걸어 멜버른 남부로 향했다. 멜버른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뷰를 어디서 볼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알렉산드라 정원과 유레카 타워라고 답하겠다. 유레카 타워는 워낙 많은 사람이 고층 빌딩에서 볼 수 있는 경치를 기대하는 곳이지만 저층인 알렉산드라 정원에서도 멋진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알렉산드라 정원에 가면 중간에 커다란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을 올라가 멜버른 북부와 마주 보면 이 경치를 볼 수 있다. 구글 지도를 뒤져봐도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꼭 가운데 이렇게 첨탑처럼 높이 솟은 건물을 찾아 올라가 보시길. 시야가 탁 트인다는 표현을 문자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멜버른에 보이는 건물은 외관이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호텔이라고 해도 그 외관이 모두 달랐고 건축물이나 관광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때 페더레이션 광장 근처에서 크레인으로 공사 중이었는데 사진에 담긴 크레인조차 하나의 건축 조형처럼 사진에 근사하게 찍혔다.
그리고 그 풍경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누울 수 있는 멜버른의 잔디. 숨이 탁 트일 정도로 푸르고 청량하다.
흰색 페인트칠 하나 없는 푸른 하늘과 온갖 상상력이 하늘을 향해 뻗은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들, 알라와 나 둘만 독점한 공간.
굳이 유레카 타워를 가서 더 볼 완벽한 풍경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때 그 장면 하나라면 완벽한 멜버른의 피날레를 이미 찍은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