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 자이살메르 #4

낙타 축제 (2017년 2월 9일)

by 정원철

낙타 축제 (2017년 2월 9일)

이곳 라자스탄 지역의 낙타 축제는 인도 사람들에게 꽤나 인기가 있었다. 먼지 펄펄 날리는 허허벌판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탓에 릭샤를 타지 못하고 낙타 축제가 열리는 곳까지 걸었다. 사막 도시의 한 낮은 더웠다. 게다가 먼지와 많은 사람들 속에 뒤섞여 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낙타 퍼레이드를 한다는데 더위와 먼지 속에 앉아 무작정 기다리기를 포기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발소에 들렸다. 그 옛날 어렸을 적 이발사는 솔로 비누거품을 풍성하게 바르고 가죽끈에 면도날을 갈아 면도를 했다. 그런 이발소에서 면도를 하기 위해 의자를 뒤로 젖혔다. 칼이 목젖을 핥고 지났다. 그 이발사는 내가 입은 똥 싼 바지를 보고 이런 옷은 인도 사람들도 안 입는다고 웃었다. 그러고 보니 인도 사람들 눈에 한복 입고 시골마을 여행하는 외국인처럼 보였을 것이다. 오늘부로 낙타 상인 같은 옷은 그만 입기로 했다.

점심은 라자스탄의 ‘탈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데저트 보이스 다니’로 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원이 있고 커다란 나무가 중앙에 그늘을 만들어 냈다. 그 아래에 자리를 잡고 탈리와 짜파티를 주문했다. 짜파티를 손으로 찢어서 각 종 소스를 찍어서 먹었다. 서툴러서 손이 너무 지저분해졌다. 음식 묻은 손가락을 계속 빨아대니 손끝이 아려왔다. 손으로 먹는 것을 그만두고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다. 보기는 쉬어 보이던데 손으로 먹는 것도 요령이 필요했다. 젓가락으로 먹는 것보다 손가락을 이용해 먹으려면 손가락을 더 정교하게 움직여야 했다.

점점 기울어가는 해가 비좁은 골목길 틈새를 넘어왔다. 시간이 점점 느려지듯 그림자가 늘어졌다. 인도에서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내 뒤를 따르는 그림자는 더욱 움직임이 느리고 더디어졌다. 골목길에 비친 조각난 햇살과 그림자가 길 위에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얼굴의 생김새가 서서히 사라지는 순간순간을 신기한 듯 보며 구석에 앉았다. 몇 줌 안 남은 햇살에 기대어 달리 할 일도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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