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自我)의 애상 "거울에 비친 나"

거울 속 나로부터 찾아온
마흔의 자아(自我)의 슬프고, 아픈 마음



오늘도 변함없이 7시에 눈을 떴다. 그리고 아무런 생각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꼬박 밤을 새웠기 때문인지 눈꺼풀은 무거웠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눈을 향하고, 쓰~윽 문지르고 있었다. 수도꼭지를 열고,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 손을 가져다 되었더니 차가운 물이었다. 그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들었다. 방에서 화장실까지 걸어오는 사이 여전히 인기척은 없다. 아내와 어린 아들은 여전히 꿈나라 인가 보았다.


‘아내와 아들의 얼굴을 들여 다 보았었나?’


다시 수도꼭지를 틀어 잠그고, 방으로 향했다. 4살짜리 귀여운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었다. 화장실에서 아들이 자고 있는 방까지는 발걸음으로 20걸음 남짓, 아직도 집안은 깜깜했다.


‘집이 서향이어서 그런가?’

‘커튼 때문인가?’

‘내 기분 탓일까?’


나는 불을 켜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환한 집안을 보고 싶었다. 불을 켰다. 불을 켜서 밝아졌을 뿐인데, 집안에 훈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들!’


조그만 두 발이 이불 밖으로 나와 있었고, 입은 조금 열려있었다. 아들의 호흡이 조금 불규칙했다.


‘감기 때문이겠지?’


아들의 두 발을 손으로 만져 보았다. 차가웠다. 걱정이 밀려왔다.


‘얼마 동안 두 발이 이불 밖으로 나와 있었던 걸까?’

‘이 정도의 차가움은 최소한 1시간 이상 나와 있었던 것 같은데.’


순간 아빠로서 죄책감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두 발을 조심스럽게 들어서 이불속으로 가지런히 넣어 주었다. 그리곤 다시 화장실로 갔다. 출근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입으로 가져갔다. 바깥쪽 이빨부터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안쪽 이빨도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칫솔질을 했다. 이빨을 잘 닦아야겠다는 의식에서 행하는 행동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그냥 하는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입안의 치약을 세면대에 뱉고, 다시 바깥부터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안쪽에도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칫솔질을 반복한다.


‘이런 걸 습관이라고 하나?’


잠시 잠근 놓았던 수도꼭지를 다시 틀었다. 콸콸 쏟아지는 물주를 받아 얼굴로 가져가 씻었다. 물기를 얼굴에 묻히고, 면도용 비누로 거품을 냈다. 그리고 오른손을 뻗어 면도기로 수염을 깎았다. 왼쪽 구레나룻에서부터 아래턱까지 세 번을 반복해서 수염을 깎았다. 반대쪽도 똑 같이 반목하고서, 목 아래의 수염을 깎기 위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세 번에 걸쳐 깎았다. 그리고 인중의 수염도 왼쪽 입 꼬리에서부터 인중 가운데 까지, 오른쪽 입 꼬리에서 인중 가운데까지 세 번에 걸쳐 수염을 까고, 면도를 마무리했다. 머리는 간단히 감는다. 이제 남은 것은 헤어 스타일링이었다. 젖은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고, 왁스를 묻혀 늘 하던 방식대로 윗머리를 띄우고, 앞머리는 좌에서 우로 정리했다. 칫솔질도, 면도도, 세안도, 헤어 스타일링도 참 규칙적이다.


‘3,3,3’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나는 화장실을 나와 옷 방으로 향했다. 잘 다려진 와이셔츠를 꺼내 들어, 왼팔을 집어넣은 후 오른팔을 집어넣었다. 소매 단추도 왼쪽부터, 오른쪽을 잠그고, 목에서부터 아래 단추까지 6개를 끼워 잠갔다. 그리고 양복바지를 꺼내 입고, 재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 비췬 나를 보았다.


거울에 비췬 나를 본다.
나를 바라본다.
나를 바라본다.
나를 바라본다.


거울 속 나의 눈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거울 속의 나의 눈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네 나이 43살!”

“지금 네 모습 맘에 드니?”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얼굴에 가득하고, 깊게 파인 주름!”
“초점을 잃은 것 같은 눈동자!”
“칫솔질을 할 때, 면도를 할 때, 세안을 할 때, 머리를 만질 때 넌 어떤 생각을 했었니?”
“지금 네 모습, 행복하니?”



마흔의 남자 자유를 꿈꾼다.PNG 마흔의 자아(自我) 자유를 꿈꾼다. 청명(Jin Hyeon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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