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이 시를 참 좋아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넉넉한 집을 지어 주겠다는 내용이라면서요. 동서남북 문을 내고 사철 열어두지만 은밀하여 아무도 못 찾는 집이라니이런 집을 입체적으로 공간화하는 것은 참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죠.
게다가 이승의 쉼집이기도 하지만세상이 손을 놓아 너 혼자인 날엔 문설주에 손자국 없이도 와 있을 수 있는 곳이라니! 한 사람이 생을 마치고 무덤에 들어갈 때 이승에서 생을 마치는 쉼의 집이라니! 그러니 그 자기 집을 지어놓고 생을 마감할 때 찾아와 달라는 이야기라니!
이런 시해석을 읽을 때는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을 받습니다. 죽어서도 잊지 못할 사랑하는 사람를 위해 문설주가 없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왕래가 없는 쓸쓸할 그 무덤에 와 주겠냐고 묻는 그 대목은 눈물겹지만 섬뜩한것은사실이니까요. 한밤 사랑의 목마름과 그리움에 그 앞에 가서 서글피 우는 것은 무덤 주인이 보면 못 고칠 미운 짓거리지만그렇더라도 예 와서 담겨주겠느냐고 묻는 마음이라니......그 동안 알지 못했던 두 번 째 연의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