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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Sep 16. 2019

암스테르담, 다른 건축 다른 삶

여섯째 날


남쪽 외곽에 위치한 호텔 가는 길에 Zuidas라 불리는 국제 업무지구에  들렀습니다. Zuidas은 암스테르담 남쪽( AMSTERDAM ZUID)에 고층 건물이 모여 있는 업무지역으로 파리의 라데팡스 런던의 도크랜드와 견주어 회자되는 지역입니다. 네덜란드 신도시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로 2004년에 조성되었습니다. 이 곳에는 아키 데일리에서 볼 수 있는 최신 오피스와 호텔, 주거 등의 신축 건물들이 모여서 만든 독특한 건축의 집결지입니다.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흥미로운 곳입니다.


저기 멀리 고층건물이 아련히 보이는 곳이 AMSTERDAM ZUID ⓒ CHI
국제 비즈니스 단지로 조성된 Zuidas



Zuidas 하고 싶은 디자인 다 해!



현재 Lexence advocaten & notarissen (ING House) / (MVSA Architects, 2002)


누구는 벌레 같다고 하고 누구는 신발 같다고 하는 논란의 디자인으로 눈길을 지 꽤 되었습니다. 처음 이름인 ING House는 실제 네덜란드에서도 신발, 메뚜기, 휴대용 진공청소기 등 다양한 이름을 붙여 부른다고 합니다. 모든 비유가 완전히 다르지만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모두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번 기행을 통해 본 건축물 중 잔망미 최고점을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코믹한 외관과는 다르게 내부는 업무시설의 기능을 충족하는 공간 구성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친환경 건물로 설계되었습니다.


메뚜기 같고
신발 같고
눈높이에서 본 정면은 건물 같음  ⓒ CHI


남다른 비례는 주변 건물 스케일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을 지녔으며, 벌레 배 밑에 있는 것 같은 매스가 로비인데 이 곳에는 신박한 내부 공공보행로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등장한 할아버지는 자동문을 가볍게 통과해서 긴 로비를 여유롭게 지나가십니다. 이  모습을 보고 이 길이 자전거 겸용 공공 통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실제로 건축가의 텍스트에는 차량까지 들어올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저기 자전거 타고 남의 회사 로비를 지나가시는 분 ⓒ JIN


The Edge(Deloitte Amsterdam) / (PLP Architecture, 2015)


주다스 (Zuidas) 비즈니스 지구 중심부에 위치한 The Edge는 15 층 아트리움을 품고 있는 오피스 빌딩입니다. 북쪽에 면한 아트리움은 오피스의 업무공간과 외부 사이의 창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완충 역할을 합니다. BRE (Building Research Establishment)에 따르면 딜로이트 암스테르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스마트 빌딩으로 평가되며 98.4 %로 가장 높은 지속 가능성 점수를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건물은 자체 에너지의 102 %를 생산하며 혁신적인 스마트 기술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적인 건물을 구현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서측면 ⓒ CHI
북쪽에 면해서 사실 현장에서는 보지 못했다.
딜로이트 암스테르담 사옥으로 쓰이고 있어서 보안 때문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사진 찍다 제지당함



THE ROCK (Erick van Egeraat, 2009)


이 건물은 사무실, 주거, 소매 및 공공시설이 복합된 시설입니다. De Architekten Cie가 한 초기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리, 몸통 및 머리로 구성되는 해부학적으로 비유되는 수직 계층 구조를 기반으로 계획되었습니다.

9명의 국제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사실은 강력한 한 방이 없는 기이한 외관과 난잡한 창문 디자인이라는 편견을 갖게 만듭니다. 눈높이에서 보는 건물은 다리밖에 잘 안 보이는 왜곡된 형상으로 이런 디자인도 허용이 되는구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건물입니다. 실제로 네덜란드에서도 추한 건축에 손꼽힐 정도로 거주자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는 건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봤을 때는 죽었다 깨어나도 나는 저런 조형의 입면은 못 그리겠다며 ⓒ JIN
The Rock 이름을 듣고 보면 떠 있는 바위라는 디자인에 동의가 됨  ⓒ Archidaily


Viñoly Tower (Gustav Mahlerlaan)


종로타워를 설계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우루과이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초창기에 디자인한 비뇰리 타워입니다. 초기에 설계한 건축가 이름을 따서 비뇰리 타워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비뇰리 타워는 외부로 도는 계단을 파내버린 듯한 입면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이 구역 오피스는 대기업 사옥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보안 때문에 들어가 볼 수 없는 곳이 많아서 아쉬웠지만, 외관만 보고 다니느냐 많은 건축물의 입면을 스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저 사선의 무늬는 누구나 올라갈 수 있는 길인 것인지



Summertime Housing (SeARCH,2016)


두 개의 테라스 하우스 타워는 발랄한 발코니들이 적층 되어 돋보이는 휴먼스케일 집입니다. 발코니 난간은 투명한 칼라 세라믹 타일로 핑크빗과 노란빛으로 장난기 많아 보이는 외관을 연출합니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만든 주택으로 시공성과 사업성을 생각하면 획일적인 발코니와 반복되는 평면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이 집의 다양한 발코니는 도시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춰주는 햇살을 즐기며 함께 사는 방법을 알려주며 생기를 더해 주는 곳입니다.


실제로 보면 잔망미 폭발
도시 테라스 하우스의 대표적인 유형인 중층 소형 발코니형, 고층 계단식형, 저층의 넓은 활용형 테라스형, 그 세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큰 세상 안에 있는 작은 세상,
아이들을 위한 집은 사옥으로



Amsterdam Orphanage (Aldo van eyck, 1960)


암스테르담 고아원은  Zuidas 위 쪽에 위치하며, 10년 전에 암스테르담을 여행하신 한 부사장님 기억을 의지해 찾아갔습니다. 고아원은 시대의 요구에 의해 용도 폐기되었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내 외부 공간들은 현재 bpd라는 주거환경 관련한 회사의 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Amsterdam Zuid 역 북쪽에 위치
고아원 당시 조감 사진


CIAM의 멤버이자 팀 10의 창립 멤버인 반 아이크가 의도한 고아원 디자인은 아이들을 위한 집을 작은 도시처럼 계획하는 것이었습니다. 중심 공간을 크게 만들지 않고 두 가지 크기의 모듈로 구성된 단위공간으로 노드를 만들고 그 사이 외부공간을 두어 포도송이 같은 유기체를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팀제에 잘 맞는 오피스 레이아웃일지도... ⓒ CHI
현재 사옥 ⓒ CHI
현재 사옥으로 쓰이는 내부 공간



물 위의 집 다른 삶


IJ burg - Floating house (Architectenbureau Marlies Rohmer, 2011)


저녁을 먹고 끝난 공식일정 외에 트램을 타고 서쪽의 IJ  burg로 갔습니다. IJ burg 지역은 인공 섬 위에 지어진 암스테르담 최신 지구로 야심적인 프로젝트가 아직 진행 중이며 학교, 상점, 레저 센터, 레스토랑 및 해변뿐만 아니라 45,000 명의 주민을 위한 18,000 개의 주택이 들어서게 됩니다.  이 곳에 간 이유는 해양 휴양지 리조트 같이 펼쳐지는 하얀 집들이 만드는 풍경과 독특한 물 위에 떠 있는 집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플로팅 하우스는 인구의 2/3가 해수면 아래에 사는 네덜란드에서 주택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된다고 합니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꽤나 파격적인 주거단지였습니다.


수맥은 피로와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물 위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괜찮은 걸까?
트램 역에서 내려서 ⓒ CHI


방문했을 때는 노을이 지기 시작하던 때였고, 단란한 가족은 통유리창에 커튼을 활짝 제치고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외부의 시선에 별로 개의치 않고 살고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맨 아래층이 반쯤 물에 잠겨 있는 구조였고 방수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실제로 방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반지하 살아본 적은 있으나 물에 반쯤 잠긴 집에 산다? 누우면 내 코보다 수면이 위인 집을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공포스러운데 이곳 주민들은 우리가 느끼는 땅을 물과 다르게 생각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시는지.....


자세히 보면 창대 근처까지 물이 찰랑거리게 차 있다 ⓒ CHI
집 앞에서 공놀이 하는 그런 기분인 걸까


뉘엿뉘엿 해가지고 우리는 바닷가 한 카페에 들러 따뜻한 쇼콜라쇼를 마시며 여행 중에 처음으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같습니다. 그날 밤 바닷바람을 쏘이니 감기 기운이 몸살로 번지며 최악의 컨디션이 되었습니다. 열은 오르는데, 열정은 식어갔고, 기억의 농도는 옅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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